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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레이거노믹스 부활' 꿈꾸는 트럼프, 래퍼곡선 작동이 관건

입력 2016-11-15 17:50:25 | 수정 2016-11-16 04:24:36 | 지면정보 2016-11-16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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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트럼프 경제와 자국 이기주의

대규모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로 요약되는 '레이거노믹스'
정부 부채 급증했어도 실업률↓, GDP 실질성장률↑ '향수'
미국 우선주의·보호무역 한국에 타격…방위비 증가도 우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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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그의 경제정책에 관심이 높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언행 때문에 정책 전반에 우려가 크고, 공직 경력이 없어 구체적인 정책 설계와 집행에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정책은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의 부활과 ‘자국 우선주의’라는 두 가지 큰 축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내 경제정책은 대규모 감세(減稅)와 정부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및 규제완화로 대변되는데, 지금도 미국인들이 향수를 갖는 레이거노믹스와 유사한 맥락이다.

레이거노믹스는 1981년부터 1989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로널드 레이건의 경제정책을 지칭한다. 대규모 감세와 재정 지출 증가가 상징이다. 레이건은 취임 직후인 1981년 최고 한계세율을 70%에서 50%로 낮추고, 1986년에는 28% 수준까지 인하한다. 반면 정부 지출은 ‘스타워즈(Star Wars)’ 계획이 상징하듯이 국방예산 중심으로 급증했다.

세금을 낮추면 정부 지출도 줄이는 ‘작은 정부’를 강조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공화당의 방향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과 달리 레이건 행정부는 감세와 함께 정부 지출 확대를 지향했는데, 트럼프 역시 감세에도 불구하고 재정 지출 확대를 말하고 있다.

트럼프의 감세 공약에 따르면 39.6%에 달하는 최고 소득세율을 33%로 낮추고, 상속세는 아예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도 논란이 된 법인세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현재의 35%를 15% 수준까지 낮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프라 투자 중심으로 재정 지출은 대폭 확대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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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은 35%→15%

결국 세금은 줄이되 재정지출은 늘린다는 것인데, 레이건 때처럼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의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레이건 대통령 취임 직전인 1980년 31% 수준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는 레이건 2기가 끝난 1990년에는 53%까지 급증한다. 물론 지금 미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가 100% 이상임을 감안하면 50%대도 낮다고 볼 수 있지만, 당시 증가 속도가 매우 빨랐던 것은 사실이다.

핵심은 정부 지출을 늘리되 세율을 줄이는 것이 재정 여건과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세금 부담을 낮춤으로써 경제가 성장해 궁극적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논리인 ‘래퍼 곡선(Laffer curve)’이 작동하는지가 정책 성공 여부의 핵심이다.

이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재정 지출이 적절히 사용돼야 한다. 또 부채를 통한 정부의 자금조달이 시장 자금을 거둬들이면서 이자율을 높여 오히려 민간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를 유발한다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에, 낮은 금리를 위한 적절한 통화정책 지원도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대내적인 경제정책이 성공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수요 진작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확장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최근 정책 논의 관점에서 보면 비교적 타당한 방향이다.

규제완화도 성장에 크게 기여

레이건 때의 성과가 모두 정부 부채 증대를 감수하고 추진한 감세와 확장 재정의 결과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레이건 행정부 초기 7~11%에 달하던 실업률은 임기 말 5% 수준까지 떨어졌고, 1970년대 말에서 레이건 행정부 초기까지 급락한 1인당 GDP 실질성장률도 상승하기 시작해 2% 중후반에서 3%대까지 높아졌다. 민주당 지미 카터 행정부 때부터 시작한 규제완화도 지속해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미국 국내 정책의 방향성이 지니는 이런 나름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무역 의존도가 높고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해온 한국에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보호무역은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일단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TPP는 폐기되더라도 이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우리에게 큰 피해는 없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TPP뿐만 아니라 한·미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까지 재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서, 여기까지 논의가 확산된다면 부담이다. 더구나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보호무역을 통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기에, 한·미 FTA의 전면 폐기는 아니어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무역협정을 재조정하자는 논의의 가능성은 높아졌다.

한·미 FTA 체결 당시에는 우리 내부에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FTA 재협상이 논의되면 그 자체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재협상 과정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특정 산업 대상의 고율 관세나 비관세 장벽은 자유무역협정 폐기에 따른 부담은 최소화하되 미국이 실질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와 관련해 자유무역협정만큼 우려되는 것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다. 2조원가량의 주둔 비용 가운데 절반 가까운 1조원가량을 부담하고 있지만, 이를 상향 조정하라는 요구다. 금액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방위비 분담 논의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내지 축소 등 지위와 관련한 사안이 거론되기 시작한다면, 안보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군사·안보 논의 자체가 직접 경제나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주한미군 이슈는 해외 투자자의 한국 경제 및 시장에 대한 평가와 위험 산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보호무역 성향은 한국에 부담

트럼프의 경제정책 가운데 대내 정책의 성공 여부는 레이거노믹스의 부활이 과연 현재 미국 상황에 부합할지 그리고 효과적으로 정책이 집행될지에 달려 있다.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방향 자체는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하지만 또 하나의 큰 축인 자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보호무역은 우리가 당면하는 직접적인 위험요인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의 정책을 우려하고 가장 대비해야 할 사람은 공교롭게도 미국인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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