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헌법 제1조 2항, 살아 숨쉬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2항)’ 과연 실제로 국민은 주권자이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있는가? 그래야 마땅함에도 그렇지 않고 오히려 국민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고 종부리듯 해 세상이 소란스럽고 힘들어 한다.

우리 헌법 제1조 2항이 제대로 살아 숨쉬고 활짝 꽃 피우고 열매 맺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궁극적으로 국민이 주권자로서 제 역할을 부지런히 끈질기게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우선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 지방의원 등 선출직을 잘 뽑아야 하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진품과 유사품 구별이 그리 쉽지 않고, 진품이더라도 품질이 천양지차다. 정치상품 골라 내는 실력과 솜씨가 그들을 훨씬 능가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이후에는 더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야 한다. 그들이 맡은 일을 국민 뜻에 맞게 제대로 하고 있는지 말이다. 자리에 취해 군림하거나 이권에 개입하고 있지 않은지, 제때 제 할 일 하지 않고 뭉개고 있지나 않은지 등 따져봐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들의 눈속임이나 얼렁뚱땅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국민은 그들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무지무지 공부해야 한다. 또한 뜨거운 정의감과 정확한 사리분별력으로 튼튼하게 무장해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늘 국민을 두렵게 여기게 해야 한다. 국민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 없고, 딴짓을 할 수도 없으며 만에 하나 어긋났다가는 한치의 예외 없이 몇 배의 혹독한 응징을 받도록 해야 한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가차없이 퇴출시키면 될 일이다. 그다지 부담 느낄 이유가 없다. 정치인도 정치상품으로써 골라 쓰고 버리고 하는 것은 오로지 소비자인 국민의 몫이고 권리로서 일상적 사례가 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헌법 제1조 2항이 살아 숨쉬고 활짝 꽃 피우게 되리라.

“배는 임금의 도요, 물은 백성의 마음이다. 배는 물의 도를 따라야 물 위에 뜰 수 있지만 그것을 어기면 침몰한다.(자치통감 권229)” 국회의원으로서 거듭 두렵게 되새기는 경구다.

이상민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smlee@assembly.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