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에 1만병 팔린 '베토벤 와인'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 ‘크로이처’는 연인들의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한 음악이다. 음악을 듣고 러시아의 작가 레프 톨스토이는 소설을 썼고, 프랑스 화가 르네 프리네는 그림을 그렸다.

GS25는 이 작품의 이름을 딴 와인을 개발했다. 이달 초 GS25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와인 ‘넘버나인 크로이쳐’(2만5000원·사진)는 ‘예술 와인’으로 입소문을 탔다. GS25는 27일 이 제품이 출시 20일 만에 1만병 판매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편의점 와인 신제품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넘버나인 크로이쳐는 돈 막시미아노, 맥스 리제르바 등의 와인으로 유명한 칠레 에라주리즈가 만든 레드 와인이다. 칠레의 대표적 와인 산지인 마이포밸리와 아콩카구아밸리에서 생산된 카베르네소비뇽 품종의 포도를 사용했다.

GS25는 와인 이름을 짓고, 레이블을 만드는 작업을 주도했다. 임현창 GS25 와인MD는 “시간이 지나 숙성될수록 품질이 높아지는 와인은 오래될수록 깊이를 더하는 명작의 속성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작품에 담긴 스토리를 나누며 와인을 즐긴다는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사랑을 표현한 크로이처 소나타를 주제로 제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제품 겉면에는 QR코드를 넣었다. 스마트폰 등으로 QR코드를 인식시키면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들을 수 있다. GS25 관계자는 “와인업계에선 드물게 정보기술(IT) 요소를 접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후 1+1 행사를 벌인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GS25는 넘버나인 크로이쳐를 사면 호주 와인인 밀튼 파크 샤르도네(2만5000원)를 추가로 증정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넘버나인 크로이쳐는 ‘가성비 와인’으로 꼽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