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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전자, 해외 파트너 색깔 확 바꾼다

입력 2016-09-18 18:14:12 | 수정 2016-09-18 22:30:29 | 지면정보 2016-09-19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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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업 '선택과 집중'
효용 떨어진 램버스·시게이트 매각
샤프는 손실 감수하고 과감히 정리
전기차·클라우드 해외 지분은 확대

이재용 부회장 '명절 해외출장'
인도 모디 총리와 협력방안 논의
등기이사 추천 후 첫 국외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15일 인도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인도와 삼성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 총리실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 15일 인도 뉴델리 총리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인도와 삼성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 총리실 제공

삼성전자가 해외 협력사 지분을 매각한 이유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아놓고 보면 공통점이 있다. ‘협력의 효용’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요도가 낮아진 협력사에 출자한 지분은 과감히 정리한 반면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에 대한 투자는 늘렸다. 흔히 ‘실용주의’라고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기도 하다.

◆효용 떨어지면 손해 보고도 팔아

효용이 줄어든 협력사 지분을 과감히 매각한 것으로는 샤프가 대표적이다. 2013년 3월 삼성전자가 사들인 샤프 지분 3%의 가격은 104억엔이다. 이 지분을 지난 14일 46억엔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값이다. 지분 매입 당시에는 프린터 기술과 관련한 협력 필요성이 있었지만 최근 이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의미가 없어졌다.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갖고 있는 샤프에서 공급받던 대형 LCD 패널은 중국 CSOT 11세대 공장에 대한 지분 출자로 중요성이 떨어졌다.

반도체 관련 특허 이용을 위해 2011년 협력 관계를 맺었던 램버스도 마찬가지다. 2013년 SK하이닉스는 램버스에 지분 출자를 하지 않고도 삼성전자보다 낮은 특허 이용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5년 만에 계약 갱신을 하며 3D낸드 등으로 시장 내 지위가 올라간 삼성전자가 불리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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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게이트도 세계 저장장치 시장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치가 줄었다. ASML은 극초단파노광기(EUV) 상용화가 기대보다 지연되면서 지분을 절반만 매각했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EUV 개발과 관련해 ASML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 지분은 확대

그렇다고 협력사에 대한 삼성전자의 전략이 바뀐 것은 아니다. 중요한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맺는 걸 넘어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지난 7월 30억위안(약 5000억원)을 들여 지분 1.92%를 신규 취득한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BYD)가 대표적이다. 신성장 사업인 전기차 부품 개발과 판로 확보를 위해 필요한 협력사에는 과감히 지분 출자를 했다.

올 들어 클라우드 기반 서버와 저장장치를 운영하는 조이언트를 1억6700만달러, 빌트인 가전업체 데이코를 1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기술은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의 핵심이며 빌트인은 가전 고급화를 위해 필요한 영역이다. ‘이재용식 선택과 집중’이 해외 협력사 지분 매각·매입에서도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추석인 지난 15일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2일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후보로 추천된 이후 첫 번째 공식 행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은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 제조업 유치)’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도를 전략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인도를 방문한 것은 갈수록 커지는 인도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을 7.5%로 예측하며 중국(6.8%)을 16년 만에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도 2022년이면 인도가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명절에 해외 출장을 가는 사례가 잦다. 국내 일에 신경쓰지 않고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1년 반 동안은 명절 기간에 아버지인 이 회장의 병상을 지키며 출장을 자제했다. 하지만 올해 설 연휴 동안 미국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를 만난 데 이어 추석에도 인도를 방문하며 명절 출장을 재개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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