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특허시장도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
“한국,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향후 글로벌 특허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7일 특허법원에서 열리는 ‘2016 국제 특허법원 콘퍼런스’ 참석차 내한한 론 클라크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 법원장(사진)은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망했다.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은 미국 전체 특허사건의 43%를 처리하는 곳이다. 클라크 법원장이 담당하고 있는 한국 기업 관련 사건만 해도 80여건에 이른다.

클라크 법원장은 한국 기업 관련 소송 건수가 늘어나는 데 대해 아시아 국가들의 산업과 경제가 발전하면서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과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생겨나면서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특허권에 대해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럽 국가들이 한 나라의 특허를 유럽연합(EU) 내 모든 곳에서 인정해줬던 것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아시아 국가의 글로벌 특허 시장 내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라크 법원장은 특허 전문가 육성과 관련, 판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20개 지방법원에선 특허전문 판사를 교육해 양성한다”며 “복잡한 사건은 1년에 한두 개 처리하기도 어려운 수준인데 많은 사건을 경험하고 전문성을 쌓은 판사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허사건에서 판사의 판단을 보완해줄 수 있는 미국 배심원 제도의 장점도 소개했다. 그는 “배심원 제도의 주요 목적은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를 판사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직업 배경을 가진 8명의 배심원이 내리는 판단은 판사가 놓친 사실관계 이해나 정보에 대한 판단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