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 씨가 춘천교도소에서 일당 400만원짜리 '황제노역'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가 38억원대의 벌금 미납으로 원주교도소에서 청소노역 중인 가운데 이 씨 역시 34억원대의 벌금을 내지 않아 노역 중이다.

28일 법무부, 교정본부 등에 따르면 춘천교도소로 이감된 이 씨는 작업장에서 전열 기구를 생산하는 노역을 하루 7∼8시간씩하고 있다.

이 씨는 조카인 전 씨와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 지난 11일 춘천교도소로 옮겨졌다.

원주교도소로 이감된 전 씨는 하루 7∼8시간씩 교도소 내 쓰레기 수거나 배수로 청소, 풀 깎기 등 청소노역으로 하루를 보낸다.

전 씨와 이 씨는 노역장 환형 유치 결정 직후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그러나 이후 여론을 의식해 수도권을 벗어난 원주교도소와 춘천교도소로 분산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교도소는 시설은 다소 열악하지만, 수도권과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전 씨는 벌금 38억6000만원, 이 씨는 34억2090만원의 벌금을 미납했다.

일당 400만원짜리 노역에 처한 전 씨와 이 씨는 현재까지 불과 50일간의 노역만으로 이미 2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

노역은 평일에만 이뤄진다.

휴식이 보장되는 주말과 휴일, 법정 공휴일은 노역하지 않아도 노역일수에 포함돼 벌금이 탕감된다.

이를 고려하면 전 씨와 이 씨는 실제 34일간의 노역으로 2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은 셈이다. 일당 400만원짜리 '황제노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역 일당이 통상 10만원 수준인 일반 형사사범이 2억원의 벌금을 탕감받으려면 2000일, 5년6개월을 꼬박 노역해야 한다.

현행법상 노역일수는 최장 3년을 넘길 수 없다.

일반 형사범은 3년 내내 노역해도 최대 탕감받을 수 있는 벌금은 1억950만 원에 불과하다.

한 번 정해진 노역 형태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변동이 없다.

이에 따라 전 씨는 청소노역을, 이 씨는 전열 기구 생산 노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전 씨, 이 씨와 같은 일당 400만원 이상의 벌금 미납 환형 유치 노역자는 전국에서 모두 30여 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벌금 미납자 중 하루 일당이 1억원 이상인 고액 일당 노역자는 모두 20여명으로 추정된다. 벌금 미납액수에 따라 노역 일당은 10만∼수억 원으로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벌금 미납 노역자들이 하는 일과 강도는 별반 다르지 않다.

노역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못 박다 보니 환영 유치 제도를 둘러싼 '황제노역', '귀족노역'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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