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그룹 회장이 LS그룹 기술개발경진 대회인 ‘T페어’에서 참가작을 살펴보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LS그룹 기술개발경진 대회인 ‘T페어’에서 참가작을 살펴보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인력, 제품, 서비스, 그리고 사업전략에서도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 이상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려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매번 강조하는 것이 연구개발(R&D)이다. R&D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고 경쟁사가 따라잡기 힘든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R&D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두고,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최고기술경영자(CTO)간담회, 기술협의회 등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그룹의 R&D 전략과 방향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또 R&D 보고 대회 및 전시회인 ‘LS T페어’를 2004년부터 매년 꾸준히 열면서 그룹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원해 왔다. 구 회장은 지난해 열린 T페어에서 “LS와 같은 기업 간 거래(B2B) 업체의 핵심이자 출발점은 무엇보다 R&D를 통한 기술 경쟁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주요 계열사는 초전도케이블, 스마트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LS전선은 2001년 초전도 케이블 개발을 시작해 2004년 세계 네 번째로 교류 초전도케이블 개발에 성공하고, 2013년 세계 최초로 직류 80㎸급 초전도케이블을 개발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와 교류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회사가 됐다. 기술 개발에 이어 직류 80㎸급 초전도케이블의 실증과 세계 최대 용량인 교류 154㎸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형식 승인시험에도 성공했다. 초전도 분야 후발주자이던 한국을 불과 10여년 만에 업계 선두로 올라서게 했다.

LS산전은 2013년 한국전력과 알스톰이 설립한 조인트벤처 KAPES의 HVDC 기술 이전 및 제작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육상 HVDC 사업인 북당진~고덕 간 송전 사업에서 671억원 규모의 변환 설비 건설 공사를 수주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산업기계와 첨단부품 사업을 하고 있는 LS엠트론은 유럽 및 미국 등의 환경 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