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 벅시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공항 전용 차량 공유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이태희 벅시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공항 전용 차량 공유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집 앞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2만원에 태워다 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나왔다. 공항리무진버스(1만~1만5000원)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집 앞 픽업 서비스로 무거운 짐을 갖고 이동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렌터카 중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벅시가 지난 4월 내놓은 공항 전용 차량 공유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인 ‘벅시(BUXI)’는 서비스 범위를 기존 서울 강남·마포, 경기 성남 분당에서 서울 강남 3구와 마포·중구·영등포·용산, 경기 성남 분당, 용인 수지·기흥, 수원 영통 등으로 확대했다.

벅시는 기사가 딸린 11~15인승 승합차를 여러 명의 승객에게 공동 대여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출발지와 픽업 시간, 탑승 인원, 수화물 개수, 카시트 장착 여부 등을 선택해 결제하면 예약이 완료된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비슷한 시간 및 지역에 있는 승객들과 합승해 전체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요금은 1인당 2만원(일부 지역은 2만2000원)이며 수화물은 2개(골프백 별도)까지 무료로 실을 수 있다.

벅시는 기존 공항리무진버스를 이용하기 어렵고 인천공항에서 거리가 먼 지역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태희 벅시 대표는 “공항리무진버스가 잘돼 있다고 하지만 하루 인천공항 이용자 14만명 가운데 공항리무진버스의 수송 분담률은 44%에 불과하다”며 “자가용으로 인천공항을 오가는 비율이 32%(4만3000명)에 달해 이들이 벅시의 주된 타깃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기 분당이나 용인 수지 등 아파트가 밀집한 주거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카시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했다.

벅시는 신문 기자 출신인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설립했다. 그는 2010년 미국 연수 시절 세계 최대 숙박공유 회사인 에어비앤비를 직접 접한 뒤 공유경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LG전자 네이버 등 국내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한 개발자와 서비스 기획자 등이 이 대표의 이 같은 비전에 공감해 회사에 합류했다. 이재진 공동대표도 LG전자 출신이다.

국내에서 불법 논란을 빚은 끝에 사업이 막힌 우버엑스나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었던 콜버스처럼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발이나 규제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공항리무진버스나 택시 등에서) 특별한 반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그만큼 벅시가 기존 서비스를 잠식하기보다 교통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수요층을 발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2014년 법 개정을 통해 11~15인승 승합차는 렌터카 회사가 기사를 알선해 고객에게 빌려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100%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