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017년부터 군의 기본 장비인 소총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국내 유일의 소총 생산업체인 S&T모티브에 비상이 걸렸다. 최악에는 공장 문을 닫고, 직원 450명을 해고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군 소총 예산 '0'…S&T모티브 공장 멈추나
◆편성되지 않은 소총 생산 예산

국방부는 최근 발표한 ‘2017~2021년 국방중기계획’에 군 기본 장비인 소총 관련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작년보다 관련 예산을 6조원 삭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선 부대에 소총 공급은 충분하다”며 “K11 복합형 소총 개발을 추진하면서 소총 관련 예산은 축소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소총은 대부분 S&T모티브가 연평균 5만정씩 공급해왔다. K2 소총은 2014년 4만정, 2015년 5만정을 공급했고, 계량 소총인 K2C1 소총은 올해 6만정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예산이 없어 소총을 생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총은 60만 장병이 사용하는 개인 기본화기로 병사들에게 우수한 소총을 보급하고 교체하는 것은 장병 사기 및 전투력 향상과 직결된다.

예비군용 카빈 소총을 교체하기 위해 비축물량을 해제해 군이 비축해 놓은 소총도 많지 않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소총 생산 설비는 전쟁상황에 대비해 항상 가동하고 있어야 한다”며 “2017년 이후 전쟁이 발발해 소총의 수량이 부족해지면, 소총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S&T모티브 “대책 마련해달라”

군에 소총을 보급해온 S&T모티브는 ‘소총예산 절벽’ 사태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방부에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S&T모티브는 한반도 유사시 대비 계획을 고려해 소총을 연간 10만정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생산인력 450명을 보유하고 있다.

조인섭 S&T모티브 특수사업본부장은 “소총업체가 생산인력과 설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5만정 이상의 생산이 필수적인데 내년부터 생산계획이 없어 장비를 놀려야 할 뿐 아니라 450명이 넘는 생산인력을 계속 고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사 노조 관계자도 “조합원 대부분이 20~30년간 소총을 생산해온 숙련된 기술자인데 국가가 무책임하게 고용불안을 방치하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S&T모티브가 소총 생산을 중단하면 연 500억~600억원가량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국방부는 오는 8일 S&T모티브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소총 예산절벽’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