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명 예비역 육군대령이 4일 대전 충남대에서 열린 삼성그룹 주최 ‘플레이 더 챌린지’ 무대에서 자신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종명 예비역 육군대령이 4일 대전 충남대에서 열린 삼성그룹 주최 ‘플레이 더 챌린지’ 무대에서 자신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삼성 제공
“제 고향 청도에선 감이 유명한데 고욤나무를 잘라 감나무 가지를 접붙여야 탐스러운 감이 자라납니다. 이처럼 삶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어야 그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종명 예비역 육군대령(55·육사39기)이 젊은이들 앞에 섰다.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때 전우를 구하려다 두 다리를 잃어 ‘살신성인’의 표상이 됐던 그는 4일 대전 충남대에서 열린 삼성그룹 주최 ‘플레이 더 챌린지’ 무대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령은 “저는 불운의 사고를 겪었지만 긍정의 힘으로 도전하며 이겨냈다”고 밝혔다. 2000년 6월27일 당시 중령이던 그는 경기 파주 인근 DMZ에서 수색작전 중 위험에 처한 전우를 구하려다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었다. 추가 폭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위험하니 들어오지 마라. 내가 가겠다”며 기어나와 참군인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전날까지도 응급처리 연습을 했던 병사들, 그리고 당시 군번줄에 잘못 적혀 있던 혈액형 대신 간호장교가 혈액형을 재확인해 제대로 수혈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며 “어떤 일에도 감사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감사한 마음으로 이 대령은 새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두 다리를 잃었지만 제 꿈은 다시 군 생활을 하는 것이었다”며 “부상 후 2년2개월간 열심히 재활을 했다”고 말했다. 의족 보행을 연습할 때 군의관이 “팔자걸음을 걸어야 안정감이 있다”고 했지만, 그는 군 복귀를 위해 똑바로 걷는 연습을 했다. 그 덕분에 이 대령은 군에 돌아가 합동군사대학 지상작전 교관 등을 지낸 뒤 정년까지 복무하고 지난 9월 명예롭게 전역했다.

이 대령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나와 같은 처지의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도전은 나에게 ‘삶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전을 시작하는 여러분에게 ‘감사하라’ ‘현재에 안주하지 마라’ ‘타협하지 마라’ ‘꿈을 가져라’ ‘남을 이롭게 하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며 “여러분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행사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도 강단에 섰다. 김 사장은 “지방대(경북대) 출신이 삼성 사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나의 미래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라며 “바이오산업이라는 새 분야에 과감히 도전한 저처럼 여러분도 자신만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사장은 “설립 당시 50여명이었던 임직원이 어느덧 1000여명으로 늘어났고 제3공장을 추가로 건설 중”이라며 “202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부문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고 새 도전 목표를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