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안재홍 안강건설 사장 "동대문 옷장사서 디벨로퍼 변신…새로운 목표가 나를 바꾸는 힘"
안재홍 안강건설 사장(37·사진)은 부동산 개발업체를 이끄는 디벨로퍼다. 젊은 나이지만 5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상가 점포를 운영하던 안 사장은 상가 분양마케팅(대행), 부동산 개발, 건설 및 시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안 사장은 “살아오면서 어려운 때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잘 넘겼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 게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2000년 경기 부천 송내역 쇼핑몰 시마(현 투나)에서 상가 2개를 운영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동대문시장에서 떼어온 남성 정장과 청바지를 파는 가게였다. 가게 문을 연 초기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동대문시장에서 땀을 흘리며 물건을 옮기거나 목청껏 손님을 찾는 사람들을 보며 다시금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직접 보고 와서 잠잘 때 꿈을 꿉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꿈이었습니다.”

안 사장은 2003년 부동산 쪽으로 눈을 돌렸다. “미래를 생각해 보니 여기(의류 장사)는 내 자리가 아니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의류 도매업을 알아봤지만 이미 터줏대감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자신이 없었다. 당시 밀리오레 등 우후죽순으로 생긴 상가 쇼핑몰에 관심을 뒀다. 상가를 임대분양하던 초등학교 동창의 권유도 있었다. 안 사장은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상가분양업체에 입사해 밑바닥부터 배웠다. 그렇게 3년을 고생한 뒤 2006년 상가 분양마케팅업체인 에이치와이(HY)를 설립했다. 쇼핑몰과 오피스텔 등 주로 임대투자상품을 팔았다. 대형 건설사의 분양 상품 대신 중소형 건설사의 어려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영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았다.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분양 영업을 하다가 2011년 안강개발을 세우고 직접 시행에 나섰다. 첫 사업으로 인천에서 30억원짜리 땅을 계약금(3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사업을 하려면 금융과 건설사에 관해 제대로 알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계약금을 날리는 등 수업료(?)를 톡톡히 냈다. 그 다음부터 시행착오가 줄었다. 경기 화성시 동탄1신도시에 내놓은 오피스텔(삼성시티오피스텔)을 시작으로 2013년 서울 마곡지구 ‘우성르보아 오피스텔’, ‘밸리오 오피스텔’, ‘럭스나인 오피스텔’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지난 상반기 마곡지구에 공급한 오피스 ‘안강 프라이빗타워’는 직접 시공까지 맡았다. 주거래은행인 수협중앙회가 안 사장의 책임감과 신뢰성을 믿고 시공을 해보라고 권유했을 정도였다.

안 사장은 연내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서 오피스텔 980실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하남미사 안강 에비뉴수’를 분양할 예정이다. 그는 “잠시도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게 나를 바꾼 힘이었다”며 “하나씩 갖춰 나가면서 느끼는 보람 때문에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