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106% 늘었다고 한다. 이 기간 매출 증가율도 평균 27%나 됐다. 상반기에만 CU 405개, GS25 454개, 세븐일레븐 253개 매장이 각각 새로 문을 여는 등 점포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CU는 지난 27일 업계 최초로 9000번째 매장을 오픈했을 정도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실적이 뒷걸음질하거나 정체 상태인 것에 비하면 편의점의 이런 ‘나홀로 성장’은 분명 주목할 성과다.

편의점 성장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인구구조 변화가 꼽힌다. 결혼이 늦어지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1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는 데 따라 근거리 쇼핑 선호, 소용량·소포장 중심 등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 패턴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편의점이 이를 제때 읽고 대응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선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늘린 게 주효했다. 세븐일레븐의 올 상반기 PB 상품 판매 비중만 해도 35%를 넘어섰다. 특색 있는 제품·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GS25의 ‘오모리찌개’, 세븐일레븐의 ‘교동짬뽕’ ‘롯데홈쇼핑 반품대행 서비스’ 등이 바로 그렇다. 한마디로 편의점발(發) 혁신이다. 더구나 혁신은 단발성으로 끝날 것 같지도 않다. 이건준 BGF 리테일 부사장은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 잡고 있는 점포망을 활용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하는 정도다.

주목할 것은 이런 혁신의 원동력이다.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간의 경쟁, 그리고 편의점 업계 내부의 치열한 경쟁이 없었다면 과연 혁신이 가능했겠는가. 상생이니 동반이니 하며 경쟁을 죽이는 규제환경에서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혁신은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