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경주에서 열린 ‘이스탄불 인(in) 경주 2014’에서 터키 측이 마련한 장터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지난해 9월 경주에서 열린 ‘이스탄불 인(in) 경주 2014’에서 터키 측이 마련한 장터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오랜 교역과 소통의 문화를 바탕으로 실크로드 국가들과 다양한 인적·물적 교류와 협력을 지향하는 제8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다음달 21일부터 59일 동안 ‘실크로드 경주 2015’라는 축제로 열린다. 올해 엑스포의 주제는 ‘유라시아 문화특급’. 실크로드 국가를 대거 축제에 참여시켜 문화·경제 교류는 물론 단절과 고립, 긴장과 분쟁을 극복하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방침이다.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 기조와도 맥을 같이하는 주제다.

'실크로드 출발점' 경주서 다국적 문화장터 열린다
실크로드 경주 축제를 주최하는 경주엑스포조직위원회는 3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행사 취지와 프로그램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1998년 시작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문화 한류를 선도하는 축제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는 실크로드 선상에 있는 20여개국을 포함해 40여개국이 참가한다. 147억원을 투입해 ‘문명의 만남’ ‘황금의 나라, 신라’ ‘어울림 마당’과 연계행사 등 크게 네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주 천마광장에서 선보일 ‘실크로드 그랜드바자르’가 대표 행사다.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 측이 경주에서 선보였던 행사를 정식 행사로 확장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바닷길 국가와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사막길과 초원길 국가 19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역사 속의 실크로드 바자르가 비단과 보석, 종이와 향신료 등을 취급했던 데 비해 이번 행사의 그랜드바자르에서는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접할 수 있다. 참가국의 전통 가옥 특징을 살려 만든 부스에서 전통 의복을 입은 상인들이 장터를 운영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21일부터 국보 제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 640여점의 신라 황금유물을 볼 수 있는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전’을 열고 있다. 2013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린 ‘황금의 나라, 신라’의 귀국전이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석굴암 본존불의 옷깃을 만질 수 있는 ‘석굴암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트래블 체험관’도 주목할 만하다. 머리에 쓰는 가상현실 기기 HMD와 모션 센서로 석굴암 내부를 걸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유리창 밖에서만 보던 본존불을 직접 만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김창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기획홍보실장은 “IT 강국인 한국의 강점을 살려 이번 엑스포에서는 디지털 전시·체험 기회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비행기 드론을 활용한 퍼포먼스도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할 전망이다.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를 주축으로 하는 각국의 전통악기 공연단이 참여하는 실크로드 퍼레이드, 난타와 각종 연극과 뮤지컬 등 우리 공연예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코리아 인 모션 페스티벌’ 등도 놓치면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입장권은 성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