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 스타트업 '스위처'는 지난달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3000만원을 모았다. 스마트폰으로 전등 스위치를 끌 수 있는 스마트홈 제품에 대해 펀딩을 진행한 결과다. 펀딩에 참여한 1500여명에게 해당 제품을 보내주는 보상형 프로젝트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스위처는 초기 자금을 모았을 뿐 아니라 사업성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크라우드펀딩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스타트업이 '품앗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창업 기업이 온라인으로 소액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펀딩 플랫폼과 자금에 목마른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슈+] 자금줄 모이는 품앗이 투자…크라우드펀딩법 통과로 기대감 '솔솔'
크라우드펀딩법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융권이나 벤처캐피털(VC)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통로가 넓어졌다는 평가다.

크라우드펀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은 내년 1월부터지만 관련 업계의 반응은 이미 뜨겁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스타트업의 문의가 늘어나는 가운데 펀딩 플랫폼들은 속속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들이 모인 한국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는 2013년 8개사에서 현재 17개사로 증가했다.

스위처처럼 펀딩을 통해 시제품을 받는 후원형이 대부분이지만 지분형과 대출형 플랫폼들도 늘고 있다. 지분형은 기업이 발행한 증권에 투자하고 후에 이익을 배분받는 형태다. 대출형은 개인 간 직거래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후원형 플랫폼인 와디즈는 최근 펀딩 프로젝트 건수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프로젝트는 한 달에 70~100건 가량.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콘텐츠 제작 지원이나 공익 캠페인에 집중됐던 것에서 스타트업의 참여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와디즈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법이 통과된 후 스타트업들의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이 주가 됐던 후원형 외에 지분형 펀딩 시스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분형 플랫폼인 '오픈트레이드'와 대출형 플랫폼 '8퍼센트'도 스타트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8퍼센트의 경우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13억원 규모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다. 1차 펀딩 당시 투자자 170여명이 몰려 4시간 만에 3억원이 조달하기도 했다. 멤버십 기반으로 오피스 공간을 제공하는 '패스트파이브'도 8퍼센트를 통해 2억원을 모은 후 순차적으로 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오픈트레이드 관계자는 "초기 투자 비용이 적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나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의 관심이 높다"며 "법안이 시행되면 데스 밸리(Death Valley·창업 후 1~3년 사이 성장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투자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어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플랫폼사들로 투자금도 모이고 있다.

와디즈와 오픈트레이드는 지난 4월 각각 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대출형 플랫폼인 8퍼센트와 펀다는 최근 각각 15억원과 9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이 자리잡은 해외 쪽에서 투자에 관심을 갖으면서 플랫폼사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으로 법안이 시행되면 투자자와 스타트업 사이의 선순환구조가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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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