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플루트 닮은 듯 다른 음색…연주 들어보면 깜짝 놀랄 걸요"
“대금과 플루트는 소리가 다른 듯하면서도 묘하게 서로 닮은 점이 많아요. 국악기와 양악기의 벽을 넘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음색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국악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국립극장의 퓨전국악 페스티벌 ‘여우락’. 올해 6회째를 맞은 이 페스티벌에서 가장 직관적인 타이틀을 단 공연은 대금 연주자 이아람(34·사진)과 플루트 연주자 조슬렝 미에니엘이 꾸미는 ‘우드 & 스틸(Wood & Steel)’ 무대다. 국악과 양악의 대표적인 목관악기 듀오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공연 중 하나다.

국악기와 양악기라는 점 외에도 목재와 금속 재질의 악기여서 생김새부터 다르지만 음색이 조화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두 악기의 음색에는 서로 조화를 이룰 여지가 있어요. 아예 맞지 않는 악기도 있거든요. 연주자의 ‘케미(화합)’도 중요하죠. 처음 조스(조슬렝의 애칭)의 플루트 소리를 듣고 대금 소리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조스는 반대로 제 대금 연주가 플루트를 연상시킨다고 하더라고요.”

두 연주자는 재즈 아티스트이자 ‘여우락’ 예술감독인 나윤선 씨의 소개로 프랑스에서 처음 만났다. 협연을 염두에 두고 만나긴 했지만 예상보다 마음이 훨씬 잘 맞았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리 다섯 시간을 함께 연주했다. 지난해 4월 협연을 계획했고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즉흥음악 공연을 펼친 뒤 함께 여우락 무대를 준비했다.

오는 21일과 22일 두 차례 여우락 무대에 올리는 공연은 10곡으로 구성돼 있다. 세 곡은 타악 연주자와 함께하는 즉흥 연주다. 모두 이아람과 미에니엘이 함께 만든 창작 퓨전곡이다. 경기민요 ‘양류가’에 인도 음악을 접목한 곡, 진도씻김굿을 모티브로 한 곡 등 다양한 퓨전 국악곡을 준비했다.

“‘에스닉(민족적인)’이라는 수식어가 촌스럽게 느껴질 만큼 음악 간 장르를 허무는 협업이 늘어나고 있어요. 대금과 플루트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 악기인지 직접 확인해 보시면 깜짝 놀랄 겁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