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화여대가 주최한 '윤후정통일포럼'에 참석해 발언하는 윤후정 명예총장(왼쪽)과 이현재 전 총리.
13일 이화여대가 주최한 '윤후정통일포럼'에 참석해 발언하는 윤후정 명예총장(왼쪽)과 이현재 전 총리.
[ 김봉구 기자 ] “통일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선 사람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어요. 이제 ‘왜(Why)’보다는 ‘어떻게(How)’ 통일을 이룰지에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화여대는 지난 13일 학내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윤후정 통일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엔 이현재 전 국무총리와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부위원장,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 총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평화협력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포럼은 지난 2013년 윤후정 이화여대 명예총장이 ‘열린 통일 논의의 장(場)’을 위해 15억원을 기부해 마련됐다. 작년 첫 행사에 이어 올해 2회 포럼이 개최됐다.

평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분단 극복’이란 지론을 갖고 있는 윤 명예총장은 포럼에 참석해 “이제 왜보다 어떻게 통일을 이룰지가 중요해졌다”면서 “1990년대 초부터 통일 담론과 연구를 계속해온 이화여대가 통일 준비의 구심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포럼은 ‘광복 70년, 분단 70년: 통일과 여성’을 주제로 열렸다. 최경희 총장도 인사말에서 “포럼을 계기로 젠더(gender) 관점이 가미된 한반도 통일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으면 한다”며 여성 참여 확대방안 모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3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윤후정 통일포럼' 발표자로 나선 송민순(왼쪽)·정세현 전 장관.
13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윤후정 통일포럼' 발표자로 나선 송민순(왼쪽)·정세현 전 장관.
이현재 전 총리는 축사를 통해 “분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통일을 위한 어려운 과제들이 누적되는 반면 통일에 대한 의식은 희석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씻을 수 있는 메시지를 사회에 전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도 “올해를 통일 준비 원년으로 삼아 여성이 통일 준비의 주역이 되는 실천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회식을 마친 뒤엔 국내 통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송민순 전 장관은 “젊은이들을 만나면 ‘여러분의 미래는 통일에 있다’고 말한다. 통일은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청년층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통일 과정에서의 여성 역할론도 주문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통일 관련 여성 인력의 활약이 중요하다. 여성들의 참여가 활성화되면 통일은 생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은 “70년간 분단이란 성격의 복합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통일 문제가 섬세함이 필요한 시대로 접어드는 만큼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도 “통일 방법론 중에서도 ‘전쟁을 통한 통일’은 안 된다는 점을 여성이 주축이 돼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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