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의 가치는 몸값이 말해준다'는 말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지만 반대로 실력만 갖추면 누구나 돈방석에 오를 수 있는 것이 프로스포츠 세계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는 전력보강을 위한 선수영입과 소속팀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이 비시즌 기간에 이뤄진다. 야구에서는 이를 '스토브리그'라 부르는데 통상 겨울에 진행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미국 등 대다수 프로야구 리그 일정은 봄에 시작해 가을에 종료된다.

축구의 경우는 '여름 이적시장'과 '겨울 이적시장'으로 나뉜다. 아시아권 리그는 야구와 마찬가지로 겨울에 이적시장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며, 가을에 시작해서 초여름에 끝나는 유럽을 비롯한 기타 지역은 여름에 이적시장이 뜨겁게 달궈진다.
수백억에서 천억대…스포츠 이젠 '巨富스타'
류현진·강정호, 포스팅 통해 MLB 직행…이대호·오승환, 일본서 잭팟

이번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눈에 띤 선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 지은 넥센 히어로즈의 강정호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받아 온 그는 지난 17일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4+1년(정식계약 4년, 옵션 1년) 총액 1650만달러(약 177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국내 야수 최초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게 됐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곧바로 미국 메이저리그로 간 첫 번째 사례는 LA다저스에서 3선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류현진이다. 그는 지난 2012년 12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다저스와 6년 3600만달러(약 39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 선수가 해외진출을 꾀했던 '포스팅 시스템'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속구단의 동의하에 이뤄지는 경매방식의 낙찰 계약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1군에서 7시즌 이상 FA 자격일수를 채우면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갖게 되고, 낙찰 받은 메이저리그 구단은 단독협상권을 갖게 돼 선수와의 계약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메이저리그를 고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FA제도를 통해 대형 잭팟을 터뜨리기도 한다. FA제도란 일정기간 자신이 속한 팀에서 활동한 뒤 다른 팀과 자유롭게 계약을 맺어 이적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하며 이는 비단 야구뿐만 아니라 전 종목에 걸쳐 그 제도가 꾸려져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타자는 매 시즌 정규리그 경기 수의 2/3 이상 출전, 투수는 규정 투구 횟수의 2/3 이상 투구한 시즌이 9시즌에 도달할 경우 FA 자격이 주어지며, 대한야구협회에 4년간 대학생으로 등록된 후 졸업한 선수는 8시즌 만에 이 자격을 갖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박찬호가 지난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달러(약 700억5700만원, 현재 환율 기준) 옵션포함 7100만달러(약 765억2380만원)에 대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지난 2013년 추신수가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401억1400만원)에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

일본 진출을 꾀하는 국내 선수들은 통상 FA제도를 활용해 일본프로야구에 문을 두드린다. 이 제도를 통해 현재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선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와 한신타이거즈의 오승환이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 각각 소속팀이 일본시리즈 우승과 준우승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9경기 연속홈런으로 이 부문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대호는 지난 2011년 오릭스 버펄로스와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엔, 연봉 2억5000만엔, 인센티브 3000만엔 등 총 7억6000만엔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111억원이다. 오릭스에서 '4번 타자' 자리를 고수했던 그는 2013년 12월 또 다시 FA자격을 취득했고 현 소속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2년간 총액 9억엔의 계약을 했다.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돌부처'라는 별칭으로 불어있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의 경우 지난해 2월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인센티브 1억엔 등 총 9억엔(약 93억7000만원)에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유럽진출'이 대세…유소년 축구는 유럽 유학 붐

야구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축구의 해외진출 역사는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79년 한국 최초로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갈색폭격기' 차범근이 레전드 격이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일선수와 독일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있던 차범근과 그의 활약에 자극받아 1980년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 입단한 허정무 이후 우리나라 선수들의 해외진출은 일본 위주였다.

지난 1992년 일본의 프로축구리그 J리그가 발족하자 고정운, 황선홍, 서정원, 홍명보 등 당대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일본러시가 이어졌다. 이후 2000년 대한축구협회의 주도 하에 국내 유망주 해외 이적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설기현이 벨기에 로열앤트워프로 이적해 본격적인 유럽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비슷한 시기 안정환도 세계최고 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의 페루자로 진출했다.

그러던 중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눈여겨 본 유럽 스카우터들을 통해 국내 선수들의 유럽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대다수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짐을 싸야했다.

차범근 이후 유럽축구 무대에서 본인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선수는 박지성이 거의 유일했다. 월드컵 직후 히딩크 감독, 이영표와 함께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이적했는데 계약기간 3년6개월, 연봉은 100만달러였다.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 2004-05'에서 팀을 4강까지 진출시켰으며 4강 2차전에서 골까지 성공시키며 이 활약을 바탕으로 데이비드 배컴,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이 몸을 담았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된다.

연봉 200만파운드(약 32억7000만원, 현재시세)로 맨유와 계약한 박지성은 2006년 280만파운드(약 46억원), 2009년 364만파운드(약 59억5000만원) 등 차근차근 자신의 몸값을 올려나갔다. 2011년 그가 맨유와 맺은 연봉 470만파운드(76억8000만원)는 스타들이 즐비한 맨유에서도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현재 유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요 선수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기성용(스완지시티), 독일 분데스리가의 손흥민(바이에른 레버쿠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의 몸값은 현재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알려진 바에 의하면 기성용의 연봉이 약 35억원(약 214만 파운드), 손흥민의 연봉이 약 300만유로(약 42억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백억에서 천억대…스포츠 이젠 '巨富스타'
이들 뿐만 아니라 점차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하며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증가하자 유소년들의 유럽축구유학 붐이 일기도 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2011년 포항 스틸러스 유스에서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인 FC바르셀로나 후베닐B로 이승우와 장결희를 꼽을 수 있다. 1998년생인 이들 두 선수는 현재 스페인 현지에서도 대단히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오는 2016년 1월 성인클럽과의 정식 계약을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