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주식부호 2위로 올라섰다. 제일모직이 공모가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하는 등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하며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 평가액은 7조원으로 급등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6조9405억원으로 하루 만에 3조3252억원이 늘었다. 이로 인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지분가치 6조845억원)을 제치고 국내 주식부호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가 부자(父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 부회장이 국내 주식부호 1, 2위를 싹쓸이한 셈이다.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제일모직 상장 덕분이다. 제일모직은 이날 공모가(5만3000원)의 두 배인 10만6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증시 데뷔 첫날 '축포'를 쏘면서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그는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로 현재 3136만9500주(지분율 23.24%)를 보유 중이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는 11조7741억원으로 4933억원 늘었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 주식 465만3400주(3.45%)를 갖고 있다.

이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주식부호 7위로 뛰어올랐다.

앞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지난 달 14일 삼성SDS 상장으로 국내 주식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제일모직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각각 1조1084억원씩 늘어나며 주식부호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두 사장의 총 지분가치는 1조9838억원씩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제쳤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가 삼남매의 지분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로 향후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전자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9.3%를 갖고 있어 삼성그룹 지분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며 "여기에 삼성그룹 최대 상속자인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23.24%를 보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대주주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회사로 향후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상승이 빠를 것"이라며 "제일모직 가치가 상승할수록 상속자가 삼성그룹을 지배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56분 현재 제일모직은 시초가 대비 0.47% 떨어진 10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4조3100억원으로 16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아모레퍼시픽과 LG화학, LG디스플레이는 시가총액 순위가 뒤로 밀렸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