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도 음원 스트리밍 가세…디지털 음악시장 '빅뱅'
구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2000여곳의 저예산 독립음반사(인디 레이블)와 계약을 맺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디지털 음원을 PC나 MP3플레이어 등에 내려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 실시간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서비스다. 유튜브는 수주 안에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튜브는 올초 소니와 워너, 유니버설 등 3대 메이저 음반사와 제휴를 맺고 프리미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디 레이블 판권 대리회사 멀린과의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그동안 전속 제작사나 배급사가 따로 없었던 인디 레이블은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홍보하고 배급사를 구해왔는데, 유튜브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 배급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음악은 자동 차단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멀린과의 협상 과정에서 인디 레이블에서 제작한 아델, 악틱몽키스 등의 뮤직비디오를 사이트에서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가 라이선스 계약으로 음악서비스 유료화의 장을 마련하면서 음악시장은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 디지털 음악 서비스 시장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산되면서 월정액 요금을 낸 사이트에 바로 접속해 음악을 감상하는 추세다.

스웨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프랑스의 ‘디저’, 애플 ‘비츠뮤직’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FT는 “월 10억명에 달하는 유튜브 이용자가 월 9.99달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하면 회원들로부터 받는 수익이 한 해 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음악시장 규모는 150억달러(약 16조4000억원)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는 3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9% 감소한 반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시장은 8억5900만달러(약 9500억원)로 약 28% 성장했다. 2007년 전체 디지털 음악시장의 3%였던 스트리밍 서비스 비중이 올해 27%로 늘었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난해보다 57% 성장했다. 반면 애플 아이튠즈 등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판매액은 작년보다 12% 줄어든 13억달러였다.

FT는 “사람들은 음원 한 곡에 돈을 지급하는 방식보다 월정액제 방식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