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곤 보니아코퍼레이션 대표가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골전도 기술을 적용한 헤드셋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이석곤 보니아코퍼레이션 대표가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골전도 기술을 적용한 헤드셋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보니아코퍼레이션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만드는 회사다. 서울 강남 청담동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서자 이석곤 대표는 헤드셋을 써보라고 권했다. 귀에 덮어쓰지 않고, 귀 앞부분에 걸치기만 하는 헤드셋이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외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게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사고 막을 수 있는 제품

이 대표는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귀에 꽂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다 일어나는 사고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보니아의 헤드셋 ‘EZ-7000’은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귀 앞부분 뼈에 걸치기 때문에 주변 소리는 귀로 듣고, 헤드셋에서 나오는 소리는 뼈로 듣는다는 얘기였다.

이 대표는 “소리는 공기만이 아니라 고체(뼈)를 통해서도 전달된다는 원리를 응용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종이컵 두 개를 실로 연결하면 소리가 전달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는 “최근 미국 한 주에서 귀에 이어폰을 끼고 운동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골전도 방식의 이어폰과 헤드셋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5년간 기술 개발에 매진

이 대표는 골전도 방식 기술을 개발한 이유에 대해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베트남 등의 저가제품 때문에 다른 길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며 “특수한 시장을 공략하려고 만든 제품이 골전도 방식의 통신기기”라고 설명했다.

보니아에는 현재 국내 대형 음향기기 회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연구개발자 네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이 15년간 골전도 방식 제품을 개발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이 대표는 “보니아의 핵심 경쟁력은 고체를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칩 제조능력과 가장 듣기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음향전달 기술(소프트웨어)”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특수부대에도 납품

보니아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2011년 개봉된 프랑스 영화 스페셜포스에는 이 회사가 만든 제품이 나온다. 특수부대원들이 보니아가 만든 헤드셋 장비를 끼고 통신하는 장면이다.

보니아는 프랑스 특수부대에 골전도 방식을 이용한 헤드셋을 납품했다. 프랑스 방산회사가 보니아를 찾아와 거래가 성사됐다. 군인들이 작전을 수행하다 보면 내부 통신뿐 아니라 주변 소리도 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제품이 필요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납품한 헤드셋은 5만개 정도다. 한국 미국 스위스 군에도 장비를 팔았다.

이 기술을 응용한 특수통신장비를 만들어 포스코 등 소음이 큰 사업장을 갖고 있는 회사에도 납품했다. 이 대표는 “골전도 기술을 통한 음향 전달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응용 분야가 넓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의 으뜸중기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응모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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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