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회장님, 올 첫 주식 쇼핑…홀딩스 10만주 매입 배경은?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사진)이 올 들어 첫 주식쇼핑에 나섰다.

허 회장이 3분기 성수기 시즌에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면서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독감백신 시장 경쟁심화에 발목 잡힌 주가 전망이 다시 밝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 회장은 이달 들어 여섯 차례에 걸쳐 녹십자홀딩스 주식 10만주를 장내매수했다. 허 회장이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매입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지분율은 10.62%에서 10.82%로 0.20%포인트 늘었다.

그간 녹십자는 국내 유일 독감백신 자체 생산업체로 3분기 성수기 때마다 높은 실적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최근 SK케미칼 등이 독감백신 사업에 뛰어들면서 녹십자 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이로 인해 하반기 들어 지난 8월 초까지 주가가 8%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이달 독감백신 사업에 신규 진출한 업체들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다시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허 회장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식을 매입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처음 반영되는 일양약품의 독감백신 원료는 수입백신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내외 부문에서 녹십자의 실적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녹십자 독감백신 원료의 주요 고객인 SK케미칼은 백신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성장하는 시점까지 저가인 녹십자 원료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신규 진입하는 독감백신 업체들 또한 낮은 단가 유지를 위해 동사의 원료를 쉽게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올해 정부의 입찰 독감백신 가격은 전년 대비 오히려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녹십자의 수출 확대가 경쟁심화 '악재'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십자의 백신 수출 금액은 지난해 421억 원에서 올해 6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SK케미칼의 독감백신 판매로 국내시장 공급 확대가 우려되지만 수출 확대를 통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