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 투쟁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원내대표 겸임)이 28일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입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홍보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 거리 투쟁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원내대표 겸임)이 28일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 입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홍보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으로 야당의 장외투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원내대표 겸임)이 ‘장외투쟁 지속’이냐, ‘원내 회군’이냐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장외투쟁에 반발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는 데다 당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다. 국회를 뛰쳐나온 야당에 대한 국민 여론도 싸늘해 야당의 원내 복귀 시기와 향후 투쟁 노선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야농성은 ‘끝’

박 위원장은 28일 김씨의 단식 중단 소식을 접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외로 나가는) 비상 행동은 야당 입장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이번 토요일(30일)까지는 예정대로 비상 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내달 1일)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새정치연합의 입장”이라며 “새누리당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와야지 유가족을 만나 ‘쇼’하는 형태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일단 정기국회 개회식과 곧바로 열리는 본회의에는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이후 정기국회 의사일정 참석과 장외투쟁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당 내외에서는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경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김씨가 단식을 중단했으니) 야당 의원들도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들어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당 중진인 박지원 의원 역시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국회”라며 “예결위 회의장을 거점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국민에게는) 장외투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9월 정기국회에 대비하기 위해 의원 간 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화하는 여론도 야당에 부담이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5%는 야당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세월호법과 경제 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78.5%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박 위원장과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40여명은 이날 장외투쟁 일환으로 명동과 강남역 일대에 나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나눠줬다. 하지만 장외투쟁에 참가한 인원은 지난 26일 80명에서 27일 60명, 28일 40여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시민들은 박 위원장에게 “국회의원이 여기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 한심하다” “빨리 국회로 돌아가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철야농성은 이날 밤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 민생 행보 > 추석 물가 점검을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8일 서울  황찬현 감사원장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생 행보 > 추석 물가 점검을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8일 서울 황찬현 감사원장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지율 곤두박질

'장외투쟁' 여론 싸늘…野 참가 의원 80명→40명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국회 복귀와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압박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민생경제 법안의 발목을 잡으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하다”며 “국민들은 (민생법안과 세월호 특별법을) 분리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하루 속히 국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광장이 아니라 국회로 돌아올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27, 28일 이틀간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도는 16.6%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새누리당(47.7%)과의 격차는 31.1%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정호/고재연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