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문화 브랜드’ 대상 받은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올해 ‘지역문화 브랜드’ 대상 받은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충북 청주시 내덕동의 옛 연초제조창은 1946년 설립 이래 근 60년 동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지금도 청주 시민들은 제조창의 높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연기와 담배 찌는 냄새를 기억한다. 하지만 2004년 담배 제조 공장 현대화 계획에 따라 폐쇄된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했다.

철거 위기에 직면했던 이 제조창이 첨단 문화예술산업단지로 변신했다. ‘청주연초제조창 공예비(空藝飛)’다. 담배공장 원료창고 건물을 첨단 문화산업단지로 바꾼 공예비에는 80여개 기업이 입주해 연간 7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연중 내내 전시·공연·인문학 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펼쳐져 청주의 새로운 문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이곳을 ‘2014년도 지역문화 브랜드’ 최우수상에 선정했다. 대상은 경남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이, 우수상은 제주 서귀포 유토피아로가 차지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저소득층이 모여 살던 재개발 예정지를 문화와 삶이 어우러진 마을로 바꿔 도시계획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꾼 성공 사례다. 동피랑이란 ‘동쪽 피랑(벼랑)’이라는 뜻.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입구조차 찾기 어려운 철거 예정지였다. 푸른통영21과 통영시, 마을주민들이 골목마다 예쁜 벽화를 그리고 마을을 리모델링하면서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든 여행객으로 붐빈다. 주민들은 마을기업인 ‘동피랑 협동조합’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는 “주민이 중심이 돼 지속가능한 지역개발 사업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귀포 유토피아로는 서귀포의 옛 도심권이 가진 역사와 자연, 이야기와 예술을 결합한 ‘예술의 길’을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게 하고 지역을 활성화한 사례다. 길을 걸으며 예술 작품을 만나고, 서귀포에서 명작을 남긴 예술가의 자취를 더듬으며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 이중섭 거주지와 박물관, 거리 공연, 벼룩시장, 빈집을 활용한 전시관, 1960년대 폐극장을 활용한 야외 영화관 운영 등도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지역문화 브랜드 대상은 2012년 제정돼 올해 3회째다. 선정된 사업에는 인센티브 사업비를 지원하며 오는 10월18일 ‘문화의 날’을 기념해 시상식과 전시회 등을 열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