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밑에 심어 필요할 때만 리모컨으로 피임약을 투여할 수 있는 마이크로칩이 개발됐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8일 보도했다.

미국 신생 IT 기업인 마이크로칩(MicroCHIPS) 사가 개발한 이 마이크로칩은 사이즈가 20x20x7mm인 삽입장치 속에 들어 있으며 이 삽입장치는 둔부, 복부 또는 상완의 피부 밑에 심고 무선 리모컨으로 조작한다.

길이 15mm의 이 칩 안에는 최장 16년 쓸 수 있는 양의 피임약 레보노게스트렐 호르몬이 저장돼 있고 하루 30mcg(마이크로 그램)씩 리모컨에 의해 방출된다.

피임하고 싶지 않으면 리모컨으로 이 장치의 스위치를 끄기만 하면 된다.

티타늄과 백금 실(seal)로 만들어진 이 마이크로칩은 내부 배터리에서 나온 전류가 실을 통해 흐를 때 실이 일시적으로 녹으면서 레보노게스트렐 호르몬이 소량 방출된다.

로버트 파라 마이크로칩 사장은 전기 퓨즈와 같은 얇은 막이 이 칩의 핵심이며 개발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마이크로칩이 '해킹'될 염려는 없느냐는 질문에 리모컨과 삽입장치 사이의 교신은 "피부와 닿는 거리"(skin contact level distance)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방 안의 다른 구석에서 어느 누가 이 장치를 재프로그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는 대답했다.

이 피임장치는 내년부터 임상전 테스트(pre-clinical test)가 시작되며 2018년 "경쟁이 가능한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