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행성의 생명체 관측…세계 최대 망원경 칠레에 건설
거울 지름이 40m에 가까운 세계 최대 광학망원경 건설작업을 칠레에서 시작했다.

지난 20일 BBC 등 외신들은 천체물리학기구인 유럽남방천문대(ESO)가 칠레 아마조네스산 정상에서 유럽 초대형 망원경(E-ELT) 건설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E-ELT는 거울 지름이 39.3m에 달하는 초대형 망원경이다. 현존하는 최대 망원경보다 지름이 네 배 크다. 사람 눈의 1억배 이상, 기존 최대 망원경의 15배 이상 빛을 모을 수 있다. 2020년께 완공하는 게 목표다. 건설비용은 10억8300만유로(약 1조5800억원)에 달한다. ESO에는 유럽 14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E-ELT는 블랙홀, 은하계, 우주의 암흑물질 등을 탐구하는 천문학의 핵심 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태양계 밖 행성의 대기중 물이나 이산화탄소, 산소 분자 등의 존재를 찾아내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 분광법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서 식물의 흔적을 찾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게리 길모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E-ELT는 인류가 궁금해하는 우주를 알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에는 E-ELT 외에도 각종 천문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E-ELT가 들어서는 아마조네스산은 천체 관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을 둘러싸고 있는 아타카마사막에서 극소량의 수증기만 증발하기 때문에 1년 중 최소 320일가량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관측할 수 있어서다. 아마조네스산 근처 세로파라날산에도 초거대망원경(VLT)이 설치된 파라날천문대가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