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과 적군 사이'…삼성·구글, 웨어러블 OS 전쟁 시작됐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업체 구글이 18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 웨어’ 운영체제(OS)를 발표했다. 이를 적용한 첫 스마트워치는 LG전자의 ‘G워치’로 올 2분기에 나온다. 이 제품은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기어2’와 맞붙는다. 기어2엔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공동 개발한 타이젠 OS를 적용했다. 스마트폰에서 각각 기기(갤럭시)와 OS(안드로이드)를 담당하며 동맹관계였던 삼성전자와 구글이 웨어러블 시장에선 경쟁 관계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글, 안드로이드웨어 공개

순다르 피차이 안드로이드담당 구글 부사장은 이날 안드로이드 웨어 개발자 도구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시계 등 입는(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 적용하는 OS다. 시계에 먼저 탑재해 판매할 예정이다. 음성인식 기능인 ‘오케이 구글’이 있어 이용자가 음성으로 질문하면 답한다. ‘구글 나우’ 기능도 채용해 시간·위치 등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LG전자는 안드로이드 웨어를 적용한 첫 스마트워치 G워치를 올해 2분기 공개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날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도 블로그를 통해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모토 360’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타이젠 생태계 시동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 갤럭시기어 후속작 기어2에 타이젠 OS를 적용했다. 제품명도 안드로이드 제품군에 사용하는 ‘갤럭시’를 빼고 ‘삼성 기어2’로 바꿨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7일엔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기어2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기어2의 판매 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갤럭시S5 판매 개시일인 내달 11일이 유력하다. G워치가 2분기 중 나오면 두 제품 간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제품뿐 아니라 앱 생태계 등에서도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대신 타이젠을 선택한 것은 웨어러블 시장에서만큼은 구글에 종속되지 않은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독자 OS를 내세운 애플과 구글에 OS 시장 선점을 내줬던 아픔을 웨어러블에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스마트워치를 시작으로 TV 등 가전 제품과 자동차 등에도 타이젠을 적용해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독자적인 OS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도 숨어있다. 그러나 타이젠 OS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안드로이드로 다시 갈아탈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전자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