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직면한 최대 안보 위협은 사이버 공격과 사이버 첩보 활동이다. 사이버 공격은 북한의 핵 위협이나 시리아 내전보다 더 위험하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올 3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보고한 내용이다. 이는 미국 안보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쟁’으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사이버 안보가 단순한 해킹 문제가 아니라 한 국가의 생존 문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책마을] 사이버 세상에 3차 세계대전
《0과 1의 끝없는 전쟁》은 ‘국가 사이버 안보’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국책기관인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2008~2011년)을 지내고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 재직 중인 사이버 안보 전문가. 그는 튼튼한 사이버 안보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0과 1로 이뤄진 디지털 문명과 기술이 세상을 휘감고 있는 변화의 이면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디지털은 삶의 질을 높이고 수많은 편리성을 제공하는 반면 그 폐해도 심각하다. 저자는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범죄부터 신상털기, 프라이버시 침해 등 디지털의 어두운 그림자들을 실례를 들어 조명한다. 그중 하나가 사이버 위협이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인터넷은 악성코드 하나로 단시간에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 통신, 금융, 전력, 교통과 같은 사회 기반시설이 직접 타격받을 경우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해킹은 기상천외한 사이버 범죄로 이어지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은 무선 트래픽이 세계 총 트래픽의 10%에 이르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터넷 인프라로 인해 가장 강력한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다.

저자는 국가의 안전뿐만 아니라 성장동력 차원에서도 사이버 안보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이버 보안은 디지털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경제·사회·국방을 통틀어 가장 확실하게 지구촌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 책임자의 직급을 높이고 인력과 조직을 대폭 확대해야 하며, 창의적이고 과감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