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쾌청'…신기록 세울까
10월 수출이 ‘깜짝’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7월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수출 5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심해지고 있는 원화 강세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에 따른 충격이 복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9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

21일 관세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수출은 27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5억달러)보다 14% 증가했다. 월간 수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달 영업일수 23일 중 13일이 지난 가운데 하루 평균 수출도 21억5000만달러로 급증했다. 9월 하루 평균 수출인 22억4000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달 분기 말 효과를 감안하면 이달 수출은 ‘호조’라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이달 500억달러 달성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몰리는 편이어서 20일 이전에는 하루 평균 수출이 20억달러를 못 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달은 이례적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수입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8일까지 수입은 28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이날까지 1억2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하지만 매달 초·중순 적자를 보이다 하순께 흑자폭이 커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별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도 같이 증가한 데 주목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까지는 경기 침체로 수입이 계속 줄어들어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유럽·중국 회복 덕분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본부장은 “그동안 기업 경쟁력은 좋아졌지만 글로벌 경기가 문제였다”며 “최근 유럽과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 지표가 즉각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 수출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까지는 미약한 증가였으나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4분기 수출이 7%가량 증가하면 올해 전체 증가율 전망치인 2.8%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안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달러 환율이 4개월 만에 100원가량 떨어져 연중 최저(1054원70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들이 채산성에 부담을 느낄 경우 수출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은 이달 들어 ‘셧다운’이라는 충격을 받았다. 주요 경제 예측기관은 16일간 이어진 셧다운으로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측보다 0.2~0.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신흥시장국 성장세 둔화도 문제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은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의 9%를 차지했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