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최대 교회인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A씨가 교회 신축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배임 등을 저지른 혐의로 고발당했다. 또 이 교회 건축위원장인 장로 B씨도 건축 과정에서 배임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고발됐다. 검찰은 이번주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참고인 조사를 거쳐 조만간 A씨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사랑의 교회 안수집사 C씨가 “건축비를 과다 계상해 교회 측에 최소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혔다”며 A씨와 B씨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사랑의 교회는 2009년 서초동 대법원 맞은편 부지 6782㎡를 매입해 지하 8층~지상 8층, 지하 8층~지상 14층 2개동 규모의 새 예배당 신축 공사에 들어갔다. 교회 측은 당시 땅값 1100억여원과 공사비 1000억여원 등 총 21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고발인 측은 “A씨가 재정 사용에 대한 논의 없이 독자적으로 건축 계획을 바꾸고 건축비를 3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교회 측에 최소 수백억원에서 천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와 함께 건축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하고 수십억원의 교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도 고발됐다.

이에 대해 교회 측은 “설계 변경에 따라 건축 과정에서 건축비가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향후 건축 백서를 통해 자금 사용 내역을 철저히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예산은 예산위원회 등을 통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교회 재정 공시 규정이 없어 따로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