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또다른 SK에너지가 있다?
‘SK에너지와 SK Energy(사진).’

SK Energy는 올 상반기 미국 에너지 음료시장에서 소비자들이 1위로 뽑은 회사다. 메이저리그 야구 홈페이지와 유튜브, TV 등을 통해 활발한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많은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회사다.

광고 영상엔 전 헤비급 세계챔피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이 회사의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SK Energy와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SK에너지는 엄연히 다른 회사다. SK Energy의 SK는 길거리 왕(street king)의 줄임말.

하지만 이 회사 때문에 최근 SK에 자그만 소동이 벌어졌다. SK는 미국에 동일 이름의 회사가 광고를 하는 사실을 알고 SK에너지의 상표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결론적으로 SK 측은 여러 검토 끝에 “상표권 침해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일을 마무리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단순히 이름이 같다고 상표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다”며 “상표권 침해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상표권이 등록됐더라도 업종 자체가 달라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SK Energy가 상표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SK에너지의 명성을 부당하게 이용하려고 했는지도 검토해야 하지만 인정받기 쉽지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형 로펌에서 지식재산권을 담당하는 변호사는 “미국 법원에서는 전혀 다른 업종에서 맥도날드 상표를 사용한 기업에 대해 맥도날드의 명성이 누구나 알 정도이기 때문에 상표권 침해로 본 사례가 있다”며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