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골치를 앓는 학생들의 눈이 번쩍 뜨일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에 전기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계산 능력이 향상된다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를 BBC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연구 결과 하루 20분씩 5일간 머리에 고주파 전기 자극을 받은 학생의 계산 능력이 28% 향상됐으며 6개월 뒤에도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51명의 옥스퍼드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뇌의 특정 부위에 고주파 전기 자극을 가하고 다른 그룹은 자극을 가하는 척만 한 뒤 계산 능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험에 사용된 전력량은 아주 적어 피실험자는 아무런 고통도 느낄 수 없었다.

실험 결과 고주파 전기 자극을 받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계산 문제를 28% 더 빨리 풀었다. 연구진은 “실험 전 두 그룹의 인지 능력은 별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로이 코언 카도시 심리학 박사는 “계산 능력뿐 아니라 암기력도 개선되는 등 학습 능력 전반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며 “뇌 신경 영상 분석 결과 고주파 전기 자극이 뉴런의 효율을 높여 산소와 영양분을 적게 사용하고도 뇌가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 인구의 20%가 암산에 어려움을 겪고 5~7%는 단순 계산조차 못하는 난산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 연구 결과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