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덴마크 청년 토마스(사진)와 앤더스 형제는 지난 2년 동안 한국을 여행하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이들의 관심은 독특하다. 영어로 된 상가 간판, 공공시설물 안내판, 업체들의 광고전단과 상점의 디스플레이 등의 오류를 포착하는 것. 《토마스와 앤더스의 영어 파파라치》는 이들이 발로 뛰며 찾아낸 ‘한국식 영어’의 공공연한 실수를 통해 올바른 영어 사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영어를 틀리게 쓴 주체들은 개인은 물론 크고 작은 기업과 국가기관까지 망라한다. 토마스가 출입국관리소와 도쿄 한국영사관에서 처음 받아온 입국서류에는 ‘If a foreigner enter the Republic of Korea~(외국인이 대한민국에 입국한 경우~)’라고 돼 있었다. 주어가 3인칭 단수면 동사에 s를 붙여야 하는 기본적 문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홈플러스의 자동차용품 코너엔 ‘Don’t sleep(잠들지 마시오)!’라고 할 것을 ‘Don’t sleeping!’이라고 적었다.

명사와 형용사의 혼동, 단수와 복수의 부정확한 사용도 잦다. 국적항공사의 기내식 안내문에는 복수로 표시해야 할 젓가락을 단수(chopstick)로 썼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용 입간판에는 연방국가인 미국을 ‘The United State of America’라고 적었다. ‘States’가 맞다.

압권은 제주도 섭지코지의 드라마 세트장 안내판이다. ‘이병헌과 송혜교가 사랑에 빠진 드라마 올인의 세트장’을 ‘~, in which Lee Byung Heon and Song Hae Gyo make love’라고 해놓았다. 그러면 사랑에 빠진(fall in love) 곳이 아니라 정을 통한 곳이 된다. 틀린 영어에서 시작해 바른 영어로 나아가는 방식이 재미있고 실용적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