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한때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지난 2월 화성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화성에 안착한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게일(Gale) 분화구로 이동해 진흙이 퇴적된 지층에 5㎝ 지름의 구멍을 뚫어 암석가루를 채집했다. 이번 분석에선 탄소 산소 수소 질소 황 인 등 생명체에 필요한 6종류의 핵심 원소가 발견됐다. 이들 원소는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과거 화성에 실제로 생명체가 존재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요소다.

연구팀은 오래전 물 속에 침전된 것으로 보이는 이 암석에서 중성이거나 약한 염기성으로 염도도 높지 않은 물 성분을 확인했다. 박테리아 같은 생명체가 신진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는 게 NASA 측의 설명이다.

분석 책임자인 존 그로칭거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사람이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환경이 발견됐다”면서 “정확한 시기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최소 30억년 전에는 화성에 호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메이어 NASA 화성탐사프로그램 수석연구원도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라며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NASA 측은 이번 발표가 과거 화성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의미이지 실제 생명체를 발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