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전업주부 심모씨(42). 평소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있고 운동을 불규칙적으로 하는 그에게 언젠가부터 가슴에 멍울이 잡히기 시작했다. 검사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은 것. 그리고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일반적인 발병과 치료의 단계다. 하지만 개인 유전정보 분석은 기존 발병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맞춤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미리 유전적 변이를 예측, 개인별 발병 위험이 높은 질환을 알려주는 것이다. 심씨와 같은 경우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유방암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유방암을 조기 발견토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맞춤 예방의학을 실현하고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유전 정보를 알면 미래의 건강이 보인다

사람은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의 차이 때문이다. 실제로 게놈 프로젝트에 의해 사람의 23쌍의 염색체 내에 30억쌍의 염기 서열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안엔 부모로부터 전달받은 유전정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는 질환과 관련된 유전체 내의 변화를 검출하기 위해 인간의 DNA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진단적 검사와 예측적 검사로 구분된다. 예측적 검사는 보통 만성질환, 암 등과 관련된 다중 유전자의 다양성을 분석해 질병의 발병 확률을 예측하는 것이다. 실제로 질병의 발생은 질병에 따른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기인하여 일어나기 때문에 질병의 발병 전에 유전적 예측이 가능하다면 질병 발생의 지연 및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외 시장서 폭발적 성장

개인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2007년부터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이듬해인 2008년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기술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연 20% 성장이 예측되는 신성장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내에만 20여개사가 넘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미국과는 다르게 의료기관과 연계한 서비스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업체인 네비제닉스가 작년부터 국내 마케팅을 시작했고 국내 업체로 SK케미칼과 DNALink가 함께 ‘DNAGPS’ 전국 서비스를 11월부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 경쟁이 시작된 상태다. 최근엔 테라젠이텍스가 유한양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케미칼 유전자 분석 서비스

SK케미칼에서 제공하는 개인 유전정보 분석 서비스(DNAGPS)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질병 발생의 위험도, 약물대사관련 유전정보, 신체적 특성과 유전성 질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분석 서비스다.

SK케미칼은 전문 유전체 분석 기관인 DNALink와 함께 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문의료기관과 연계해 유전정보 분석뿐만 아니라 생활습관, 건강검진 결과와의 통합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예측을 돕는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와 제공되는 콘텐츠에 따라 종합형 3종과 맞춤형 5종을 제공하고 있다.

○소량의 혈액 채취로 간편

개인의 DNA 공급원은 타액, 구강세포, 머리카락과 혈액이 될 수 있으나 양질의 DNA를 얻기 위해 혈액을 채취해 검사가 진행된다.

DNAGPS를 위한 검사는 개인의 검사에 대한 동의 후 간단히 소량의 혈액을 채취하는 과정만 필요하기 때문에 건강검진과 달리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하게 끝낼 수 있다.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해당 서비스 업체에 문의해 검사가 가능한 의료 기관을 확인한 후 직접 방문하면 된다. 방문 결과 및 맞춤관리방안도 의료기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