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지난 100년 동안 합리적 현실주의자 또는 성군으로 인식됐던 광해군을 비판적으로 재평가한 책이다. 저자인 오항녕 전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광해군을 본보기가 될 거울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망칠 위험한 거울이라 평한다. 저자는 조선시대를 빨리 지나가야만 했던 암흑기로 인식하는 근대주의 역사관을 비판하며 광해군 시대에 접근한다. 그는 광해군 시기는 새 궁궐을 짓는 공사 소리가 계속되고 신하와 왕이 소통하는 경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불통의 시대였다고 말한다. 광해군이 경연 대신 죄인을 심문하는 방법을 택했고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폐위하는 등 궁궐 내에서도 독선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오항녕 지음, 너머북스, 372쪽,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