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곤양면 서정리 비봉내마을은 3만3000㎡(약 1만평) 규모의 대나무 삼림욕장으로 유명하다. 마을에 들어서면 ‘대나무의 고장’으로 유명한 담양의 어느 마을에 들어선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해 울창한 대나무 숲을 보는 순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대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대밭의 산책로를 자분자분 걷다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마을은 연간 2만여명의 도시민이 가족 단위로 대나무 삼림욕장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나무 삼림욕장 인기

이곳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아름드리 대나무를 만지고 보고 느끼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그만이다. 비봉내마을 대나무 삼림욕장은 1960년대까지는 쓸모없는 야산에 불과했다가 마을주민들이 하나둘씩 대나무를 심으면서 지금의 울창한 대나무 숲이 만들어졌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치솟아 자라는 맹종죽 사이의 숲길을 걸으면서 숲해설가에게 대나무의 특성과 종류, 생태 등을 배울 수 있다. 대나무에 얽힌 전설과 고사성어 등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이 마을의 특색이다.

비봉내마을은 2007년 농림부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돼 대나무와 관련한 체험과 농사체험을 연중 즐길 수 있다.

특히 이 마을은 청소년 지도사, 사회복지사자격증 소지자와 농촌체험지도사, 교육농장교사, 농촌마을해설사 등 다양한 교육을 이수한 전문적인 진행능력을 가진 체험학습지도사가 있어 체계적인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대나무체험은 대나무 피리 만들기부터 대나무 굴렁쇠 굴리기, 대나무 활, 울림통, 바람개비 만들기, 대나무 고리 던지기 등 다양한 대나무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나무 숲 입구에는 대나무를 이용한 놀이기구가 있다. 대나무 꼬챙이를 던져 대나무로 엮은 통에 집어넣는 전통 투호가 있고 쪼갠 대나무를 둥그렇게 휘어 고리를 만들어 던져 넣는 놀이기구도 있다. 이곳에서 손에 잡기 적당한 대나무는 그 자체가 훌륭한 장난감이 된다.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대나무 피리 만들기다. 작은 대나무 줄기와 가지를 이용해 10㎝ 남짓한 피리를 만드는데 과정이 간단하고 미리 칼질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아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죽초액을 넣은 천연비누 만들기와 천연 손수건 염색 체험도 인기가 좋다.

○계절별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

이 밖에 인근 마을과 연계해 무인도 탐방, 갯벌체험, 딸기따기, 포도따기, 감따기, 방울토마토따기 등 계절별로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나무 숯가마 앞 빈터에 고운 황토로 흙체험장을 만들어 아이들이 마음껏 뒹굴며 흙장난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2월에는 연중 체험과 연계해 별도로 ‘딸기 따기와 굴 구워먹기’ 체험을 함께 진행한다. 만 5세 이상이면 참여 가능하며 예약은 필수다.

매년 4월에는 마을 분위기에 어울리는 가수를 초청해 조촐한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비봉내마을에서는 농산물 수확뿐만 아니라 수확한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간단요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특히 딸기수확체험은 계절상 제한이 있지만 냉동한 딸기를 재료로 딸기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고 만든 쨈으로 맛있는 식빵을 직접 시식할 수도 있다. 또한 인근에 낙농농가가 있어 연중 수제치즈 만들기 체험 또한 가능하다. 주로 봄에는 딸기수확체험을 하며 여름에는 방울토마토, 옥수수 수확, 그리고 인근 도랑에서 미꾸라지 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을에는 밤줍기와 가마솥밥을 직접 해먹을 수 있으며 겨울에는 인근 바닷가에서 나는 맛있는 굴을 직접 구워먹을 수 있다.

숙박은 마을에서 운영하는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 숙박요금은 4인 기준 4만원이며 1인 추가 시 1만원이다.

먹을거리 또한 대나무와 연계한 대통밥, 대나무숯불삼겹살, 산죽차가 유명하다. 마을 어르신이 직접 해주시는 시골밥상 또한 일품이다. 대나무수액으로 만든 고추장과 산죽차는 마을 기념품으로 구입해 볼만하다.

비봉내마을은 복합영농을 하지만 주로 겨울철과 이른 봄까지 유기농 딸기재배를 많이 하며 대나무와 관련된 대나무수액, 대나무수액고추장은 마을 특산품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둘러볼 곳 또한 많다. 마을에서 5분 거리에 신라시대의 사찰로 소설가 김동리가 ‘등신불’을 저술한 다솔사(多率寺)가 위치해 있다. 보물 614호인 사천 매향비도 인근 곤양면에 있다. 또한 별주부전의 고장인 비토섬이 인근에 있으며 야경이 멋진 삼천포 창선대교는 30분 거리 내에 있다.

우리나라 항공과학의 메카이며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사천에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운영하는 항공우주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우주로 향한 꿈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찾아 가는 길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남해고속도로 곤양IC에서 내려 다솔사 방면으로 1㎞ 정도 가면 비봉내마을에 도착한다. 부산과 광주에서 가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30분가량 달리면 된다. 전화(055-854-5111, 010-4032-5111)나 홈페이지(www.beebong.co.kr)를 참조하면 된다.

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