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 속에 각인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1등 혹은 시장 선도자의 이미지를 갖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초(First)’ 혹은 ‘최고(Best)’의 이미지를 획득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의 사례를 최근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갤럭시 노트의 마케팅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애플은 시장 선점자, 삼성은 재빠른 추격자’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이런 브랜드 이미지는 아이폰과 갤럭시 제품에 대한 사용자 이미지로까지 연결돼 갤럭시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삼성으로서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 ‘시장 선도자로서의 갤럭시’라는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애플에 빼앗긴 시장의 주도권을 쟁취하는 것이 마케팅적으로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으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갤럭시 노트 마케팅의 핵심은 갤럭시 노트가 기존 스마트폰들과는 다른 새로운 범주의 제품군을 만들어낸 ‘최초의 제품’임을 인식시키는 소위 ‘범주 포지셔닝’과 그로 인한 시장 창출일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갤럭시 노트는 출시 초기부터 대대적으로 “Phone? Tablet? It’s Note”란 광고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해 왔다. 즉, 갤럭시 노트는 ‘폰’도 아니고 ‘태블릿’도 아닌 ‘노트’라는 새로운 제품범주를 개척한 최초의 제품임을 강조해, ‘최초’의 이미지를 매개로 ‘시장 선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커뮤니케이션 노력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해당 카테고리에서 최초의 제품’ 이미지를 통해 ‘시장 선도자’의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성공하려면 그 카테고리가 다른 카테고리와 차별화되는 고유의 기능과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전국적 LTE서비스의 확대로 보다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과 같은 대용량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게 돼 ‘보는 휴대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은 갤럭시 노트와 같은 특징의 제품에 대한 시장수요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 개선노력이 뒷받침될 때 갤럭시 노트가 만들어낸 새로운 제품범주에서의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한국에서 세계에 내놓는 시장 선도제품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전성률 < 서강대 경영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