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타워팰리스·은마…경매 홍수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골라잡으세요.”

서울 강남의 대표적 랜드마크 주택인 타워팰리스와 은마아파트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경매처분된다.

28일 경매정보 제공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4가구가 다음달 14일 하루 동안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이 아파트도 가끔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있지만 4가구가 한꺼번에 경매처분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경매 컨설팅업체인 EH경매연구소의 강은현 대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은마아파트 4가구가 하루에 경매되는 것을 본다”며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많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돼 최저 응찰가가 감정가격의 80% 선으로 내려왔다.

한때 ‘부의 대명사’로 통했던 도곡동 타워팰리스 4가구는 29~30일 이틀 동안 각각 2가구씩 경매로 팔린다. 이번에 나오는 아파트 중에는 감정가격이 50억원을 넘는 333㎡대(100평형대) 2가구가 포함돼 있다. 이 중 감정가격 50억원인 E동 5202호는 외부의 옥상정원과 연결돼 있고, 정원에 소나무와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만 25억원이다.

[부동산 프리즘] 타워팰리스·은마…경매 홍수
감정가격 53억원인 C동 4004호의 경우 개그맨 심형래 씨가 소유하고 있는 집이다. 전체 6개 동 중 가장 층수가 높은 C동(59층)의 40층에 자리잡고 있으며, 남쪽으로 양재천 대모산 등의 전망이 좋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는 경기 침체 때 가장 나중에 경매시장에 모습을 나타낸다”며 “자산가들도 본격적으로 부동산 및 경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최근 인기 아파트 경매 매물이 하루에도 여러 가구씩 나오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에게는 좋은 매입 기회”라고 평가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