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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포럼] 빌 게이츠의 원자력 사랑

입력 2012-05-22 17:01:00 | 수정 2012-05-23 05: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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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빌 게이츠의 최근 별명은 원자력 전도사다. 원자력에서 대박이 터지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소신을 주위에 전하느라 분주하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는 원자력보다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그다.

원자력 벤처 테라파워를 2008년에 직접 설립하고 열화우라늄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소형 리액터(반응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와 손잡고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는 이 리액터가 100년 이내에 세계 에너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IT, 전력 위기서 상상력 빛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거꾸로 원전에 강력 반대하고 재생에너지가 인류를 살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비사막에서 지구촌 전력 소비량의 3분의 2를 소화할 수 있는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를 확보하겠다며 몽골에 올인한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한술 더 뜬다. 아예 우주를 떠도는 행성에 로봇을 보내 강한 태양광을 직접 받고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광물들을 찾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이를 위해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미 캘리포니아 연안과 오클라호마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구글이다.

빌 게이츠, 손정의, 래리 페이지 모두 IT 기업의 수장들이다. 전력 사용 증가가 매우 가파른 기업들이다. 100만대가 넘는 서버의 전력 공급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이들 기업의 생명이다. 구글의 1년치 전력 사용량이 한국 산업 전체의 한 달치 전기량보다 많다. 물론 국내에서도 IT 분야의 전력량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한 해 평균 10% 이상의 증가치를 보이는 기업도 많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일정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업종과 비교된다. 2050년께 IT 분야가 전력의 90%를 차지할 것이라는 극단적 예측을 하는 미래학자도 있다.

‘원전·사막·우주’ 누가 웃을까

끊임없는 경쟁과 기술 혁신으로 살아온 IT 기업들이다. 당장 전력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자 온갖 묘안들을 짜낸다. 마치 에너지 문제는 상상력과 창조성의 문제라고 간주하는 모양이다. 이들은 셰일가스 채굴에서 수압 파쇄기와 수평드릴의 개발로 한 차례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봤다. 에너지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가 결국 에너지 혁명을 만들어 내는 것을 IT 프런티어들은 눈치채고 있는 것이다. 이 패러다임의 전환기에서 에너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론에서 이들 CEO의 생각은 너무나 차이가 난다. 고비에 도전하며 우주에서 태양광을 얻으려는 이들은 에너지개발보다 발굴이나 개척에 관심을 둔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비효율성은 이들에겐 중요한 게 아니다. 오로지 새로운 생태계와 시장이 만들어지는 에너지 노다지를 찾아 다닌다.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려는 이들은 원전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극복한다. 지구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환경주의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20세기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 이들이다. 게이츠는 소프트웨어에서, 손정의와 페이지는 인터넷에서 혁명을 가져왔다. 이들 중 누가 승자가 돼 에너지 혁명을 이끌지 관심거리다. 혹시 이들보다 더욱 뛰어난 아이디어가 한국에서 나올지도 모른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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