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처럼 남자는 기계처럼 일한다. 이를 좋게 말해도 남자는 짐승처럼 그리고 군대식 문화. 수영장과 헬스장 시설이 갖춰져 있고 상담사도 상시근무하는 등 중국 내 다른 공장 대다수에 비해 근로환경이 좋은 편.

애플 납품업체인 중국 팍스콘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노동강도를 빗대어 하는 말과 팍스콘 측이 말하는 공장 실태다.

CNN 인터넷판은 6일(현지시간)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팍스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의 인터뷰와 함께 2010년 팍스콘 선전 공장 등에서 발생한 연쇄 투신자살 사건을 심층 보도했다.

CNN이 익명 보도를 전제로 만난 팍스콘 청두 공장 여성 근로자는 주당 기본 60시간 근무에 수시로 추가 근무를 하고는 월 1300위안(약 23만원)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 근로자는 긴 근로시간뿐 아니라 근로자들끼리 대화도 못하게 하는 군대같은 작업장 문화, 열악한 근로자 권익과 식사, 일상에서의 엄격한 통제 등을 거론하며 인터뷰 중 '동물'이란 표현을 여러번 썼다고 CNN은 전했다.

또 "너무 지켜워 더 이상 못 견디겠다"며 "일이 끝나면 (기숙사에서) 잠자기 바쁘고 아침에 일어나선 일터로 간다"며 "이것이 내 일상이고, 나는 동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평이라도 할라치면 '널 대신할 사람은 중국에 얼마든지 있으니 일하기 싫으면 떠나라'는 상사의 질책이 돌아온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팍스콘은 중국 내 다른 공장 대다수에 비해 근로환경이 좋은 편이라면서 수영장과 헬스장 시설이 갖춰져 있고 상담사도 상시근무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CNN은 소개했다.

또 팍스콘의 원청업체인 애플은 CNN의 코멘트 요구에 "우리는 전 세계 생산 라인의 모든 근로자들에게 신경을 쓴다"고 답했다.

그러나 CNN 인터뷰에 응한 이 근로자는 "애플은 신경을 쓰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언론 접촉 금지령이 내려져 있으며, 만약 언론과 인터뷰한 사실이 적발되면 규정에 따라 조사를 받게 돼 있다고 이 근로자는 전했다.

또 사원들에게 각종 복지혜택이 주어진다는 입사전 설명과 달리 병가를 포함한 각종 혜택은 고위 직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콩 소재 노동자 권익옹호 단체인 중국노동회보(CLB)의 제프리 크로덜 대변인은 "팍스콘 같은 회사들은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으나 근로자들은 합당한 처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은 팍스콘 근로환경을 취재하는 동안 흰색 차량에 탄 중국 공안요원들이 취재진을 미행했다고 보도했다.

2010년 1월부터 광둥(廣東)성 선전 공장을 포함한 중국내 팍스콘 공장에서 열악한 근로 환경에 불만을 품은 근로자의 연쇄 투신사건이 발생해 최소 13명이 숨졌다.

중국 전역의 팍스콘 공장 근로자는 총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CNN 등이 보도한 팍스콘 공장의 실태에 대한 보도와 관련 애플은 전 세계 협력사들의 근로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이 같은 보도가 잇따르자 미국에서는 이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