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MBA] 상권 변화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 찾아라
우리는 가끔 주변 환경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망각할 때가 있다. 바쁜 현실에만 주의를 기울이다보니 정작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하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특히 상권의 경우가 그렇다. 상권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변화하게 마련이다.

얼마 전에 수행한 한 컨설팅 업무는 점포의 업종전환에 대한 것이었다. 서울 합정역 인근에서 한식점을 운영 중이던 점주는 영업부진이 심화돼 업종 전환을 검토 중이었다. 점주는 이미 마음 속에 생각 중이던 업종이 있었는데, 그 업종이 해당 지역에서 잘 될 수 있는지 객관적인 조언을 받고 싶어 했다.

자영업의 성공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데, 이 경우는 상권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성이 다분했다. 예를 들어 현재 합정역 상권은 크게 두 가지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먼저 주상복합건물인 ‘서교자이’의 신축으로 지하에 복합쇼핑몰이 개발되고 있으며, 여기에 대형마트와 200개가 넘는 점포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홍대 상권이 팽창해 상수동과 합정역 인근까지 젊은 층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매장들과 카페, 음식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고객이 유입되는 주요 범위와 고객 동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또한 경쟁환경을 심화시키게 된다. 결국 상권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아이템, 또는 상권의 변화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점주가 고려 중인 아이템의 경쟁력은 확장되는 홍대 상권의 경쟁점들과 신규 쇼핑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사업 타당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신규 업종을 찾게 됐다.

서울 지하철 신분당선이 개통됨에 따라 정자역 주변의 카페거리도 주목받고 있다. 교통의 변화가 상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에게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했던 상가들은 새로운 손님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등포역 지하상가들이 최근 보수를 통해 새롭게 변신한 것도 거대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가 영등포역 주변으로 새로운 유동인구를 끌어들인 덕분이었다.

허건 < 행복한가게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