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째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1.00%) 상승한 1148.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7일(1149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환율은 지난 주말 이후 2거래일 동안 약 36원이나 뛰었다.

이날 환율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내내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역외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전날에 이어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탈리아 신용 강등 등 악재가 장 초반 부각되면서 환시에서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1150원이 저항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전날보다 7원 오른 1144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1148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3월 17일 기록한 연중최고치인 1144원(장중 고가)을 넘어섰다. 이후 환율은 1150원대로 추가 상승하며 장중 1156.5원까지 치솟았다.

1150원선을 중심으로 몇 차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의 개입성 달러매도를 추정했다. 115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던 환율은 장 막판 급격하게 상승폭을 축소하면서 1140원대로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도 전문가들은 당국의 종가관리성 개입을 추정했다.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는 내일(21일)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변 연구원은 "특별한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밤사이 시장 상황에 따라 위아래 어느 쪽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상승한다면 매수 심리나 쇼트커버(달러 재매입)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반대로 1150원 부근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주 후반으로 갈수록 굵직한 대외 이벤트들이 연이어 나오기 때문에 1150원대에서 새로운 저항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03포인트(0.94%) 상승한 1837.97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18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오후 3시 6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아시아 외환시장 때와 큰 변화없이 1.3604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6.52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