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중 최고치 경신…그리스 우려+역외 매수에 급등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5원 급등한 1137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9일 기록한 1146.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올 들어 최고치다.

지난 주말보다 3.5원 오른 1116원에 출발한 환율은 국내 증시와 유로화 하락세의 영향을 받으며 오전 중에는 서서히 추가 상승하며 1120원대에 진입했다.

오후 들어서 환율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역외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1130원대로 급등했다. 지난 주말 국제 외환시장에서 1.379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유로·달러 환율은 이 무렵 1.3655달러까지 급락했다.

장 막판에는 원화 롱스탑(손절매도)까지 몰리면서 지난 3월 17일(고가 1144원) 이후 처음으로 1140원대를 돌파, 장중 1141원까지 솟구쳤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서울 환시 달러 매수세에 불을 당기는 계기가 됐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외환연구원은 "그리스가 국채 만기일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며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낸 것도 상승 압력을 더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추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전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당분간은 1100원선 위에서 크게 출렁거릴 것"이라며 "역외 쪽 추가 손절매(원화 매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6포인트(1.04%) 하락한 1820.94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2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오후 3시 18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서울 환시 마감과 비슷한 수준인 1.3660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6.88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