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해 출생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작년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늘어나면서 출산율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임신할 수 있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지난해 1.23명으로 전년에 비해 0.08명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직관적으로는 이해하기 쉽다. 여성 한 명이 생애에 걸쳐 낳아 키우는 자녀 수다. 예컨대 여성 한 명이 평생 자녀를 두 명씩 낳는다면 합계출산율은 2.0이 된다.

매년 산출하는 합계출산율을 구하려면 먼저 연령별 출산율을 알아야 한다. 연령별 출산율은 각 연령대에 있는 여성이 낳는 출생아 수를 해당 여성 인구로 나눈 것이다. 가령 작년 만 30세 여성이 낳은 아이의 수를 동갑인 여성의 전체 숫자로 나누면 해당 연령의 출산율이 나온다. 이렇게 출산 가능한 여성(만15~49세)의 연령별 출산율을 모두 더하면 합계출산율이 나온다.

합계출산율은 출산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합계출산율이 높을수록 한 여성이 출산하는 자녀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별 출산력 수준을 비교할 때에도 주로 이용된다.

합계출산율은 미혼 · 기혼을 구별하지 않는다. 결혼하는 여성이 줄어들수록 출산율이 떨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4개국 가운데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꼴찌다. 미국(2.01명) 영국(1.94명) 등 OECD 주요 국가들은 물론 대표적인 노인 국가인 일본(1.37명)보다도 아이를 덜 낳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이나 정부 장기재정 전망 등을 위한 기초 지표로 사용된다. 출산율이 낮으면 인구가 점차 고령화돼 노인을 부양하기 위한 근로인구가 감소한다. 당연히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합계출산율과는 별도로 특정 인구집단의 출산 수준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는 조(粗)출생률이 있다. 조출생률은 1년간 총 출생아 수를 해당연도의 주민등록 연앙인구(그 해 중앙인 7월1일 기준 인구)로 나눠 1000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한다. 지난해 조출생률은 9.4명으로 2009년보다 0.4명 증가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