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창업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살펴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창업형태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시니어 창업은 크게 경력개발형,취미연계형,사회봉사형으로 나눌 수 있다. 경력개발형은 시니어창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다. 전문직,대기업 관리직,중소기업 임원 등으로 근무하다 퇴직 후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얻은 실무지식,경험,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하는 경우다. 컨설팅(생애설계,금융,경영,창업 등),저술,강연,정보기술(IT)서비스와 같은 지식서비스 업종이 이에 해당된다.

미국의 캐럴 콜은 20년간 부동산 중개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해 '다운사이징 컨설팅' 전문기업인 '스무드 트랜지션'(www.movingforseniors.com)을 설립했다. 자신과 같은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퇴직 후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여기서 나오는 돈으로 노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사업이었다. 6000달러로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연간 매출 6만달러를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이처럼 경력개발형 창업에서는 자신의 경력과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요인이다. 최근 국내에도 1~2인 가족이 증가하며 다운사이징이 시작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많은 것을 시사하는 사례다.

취미연계형은 자신의 경력보다는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취미를 전문가 수준으로 높여 하나의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경우다. 이런 유형에서는 취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되,이를 전문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철저한 준비가 관건이다. 수입에만 초점을 맞추는 욕심은 금물이다. '무 리빙&소파'를 창업한 김무영 사장은 대우자동차에서 자동차 전문 설계자로 근무한 엔지니어다. 하지만 목공예와 가구에 관심이 많았던 김 사장은 취미를 전문가 수준으로 높이고 관련 경험을 쌓기 위해 퇴직 후 가구회사에 들어갔다. 이 회사에서 일을 배워 현재 맞춤형 가구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회봉사형은 오랫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사회와 나누는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유형과 구별된다. 숲 안내자,결혼식 주례,금융 도우미 등 사회공동체에 가치있는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끼는 사업이다. 은행에서 퇴직한 금융인을 중심으로 은행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해 소상공인들에게 재무컨설팅,마이크로 크레디트컨설팅 등을 하는 희망도레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봉사형은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과다한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처럼 시니어 창업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과연 나에게 적합한 창업유형은 어떤 것일까. 가장 이상적인 창업은 자신의 가치관과 적성에 맞는 업종,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오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인생 2막' 시대에 대비하려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니어 세대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니어 창업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시니어들이 서로 만나 정보를 교류하고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니어 비즈니스플라자' 6곳도 올해 문을 연다. 이런 곳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다.

김진수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