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가뜩이나 어려운데 농민 부담감 커져"
농협 "고품질.친환경 농산물로 승부해야"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들은 경기도내 농축산 농가들은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이흥기 의장은 "한미 FTA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동차를 수출하려는 목적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농업 부문의 타격이 제일 심하다"면서 "지금 쌀값은 오르지 않고 수확은 줄어 매우 힘든 상황인데 한미 FTA까지 타결됐으니 앞으로 더욱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정부는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한 대신 농산물 부문에서 우리의 요구를 관철했다고 밝혔지만, 농민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여전하다는 게 이 의장의 주장이다.

그는 "농민들의 부채 이자를 면제해주고 상환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등 (한미 FTA 이후 발생하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보전할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경기도 안성 일죽면에서 축산업을 하는 우영목 전국 한우협회 부회장은 구제역으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한미 FTA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우 부회장은 "이미 미국산 소고기가 일부 개방되고 있어 한미 FTA가 체결된다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구제역이 발생한 상황에서 (한우의 안정성을 의심한) 소비자들이 미국산 소고기로 발길을 돌릴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우가 안전성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이 '한우나 수입 소고기나'하는 생각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찾을 수도 있다"면서 "품질과 안전성에서 한우가 한우다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우농가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한미 FTA 타결 이후 저가 미국산 농축산물의 물량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측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우리 농축산물이 가격면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는 고품질.친환경 농축산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들이 우리 농축산물을 믿고 사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