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1 옵션쇼크'로 인해 한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일임형 계좌가 49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좌는 손실을 입은 채 정리절차를 밟고 있는 등 옵션쇼크의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토러스투자자문 관계자는 17일 "6개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위탁받아 운용하던 2024억원 규모의 옵션 일임계좌에서 옵션 쇼크 당일 49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계좌는 120억원의 수익을 냈다가 370억원(18%)의 순손실을 본 채 청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양매도 전략을 일부 쓰기는 했지만 규정을 위반해 운용한 부분은 없다"며 "사상 초유의 사태 때문에 불가피하게 손실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토러스투자자문은 향후 옵션 운용을 접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옵션 사태와 관련해 외국인의 불공정거래 사실이 확인돼 고객들이 손해배상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경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자문은 현재 주식형 일임계좌에 6100억원가량을 운용 중이다.

한편 대규모 차익거래 매물을 출회하며 주가 급락을 몰고온 도이치증권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한국 개인직접투자자 이해를 위한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조사 결과'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옵션만기 충격에 집중된 상황에서 일단 언론 노출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이치증권 관계자는 "기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른 곳(옵션사태)으로 쏠려 있어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