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철강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단기간 너무 많이 올라서다. 경영권 변동 과정에서 과도한 프리미엄이 지급된 게 기대감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 경영진의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고,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어 추격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4일 오후 1시 55분 현재 우경철강은 가격제한폭(14.86%)까지 오른 2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주가상승률은 약 130%에 이른다.

우경철강은 최근 대주주가 바뀌었다. 지난달 27일 최대주주 조효선 대표 등은 보유주식 54만7110주(지분율 41.22%)와 경영권을 개인사업가 한인옥 씨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이 눈길을 끄는 것은 매매대금 때문. 한 씨는 총 130억원을 지급했다. 주당 2만3761원에 사들인 것이다. 계약 당일 회사 주가가 1만85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28%으로 비싸게 인수했다고 딱히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우경철강 주가가 본격 상승하기 이전인 지난달 초를 기준으로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달 6일 이 회사 주가는 8570원이었다. 이 주가를 기준으로 프리미엄을 적용하면 3배에 육박할 정도다.

한 M&A 전문가는 "경영권 매각시 주가를 평가할 때는 일반적으로 계약 당일의 종가보다는 최근 1개월, 3개월 등 구간을 정해놓고 그 평균을 구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우경철강의 경우는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상장사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 치고는 너무 가격이 높다는 얘기다.

더구나 회사를 인수한 한 씨는 매매대금 전액을 계약 당일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상태로 지급했다. 대부분의 경영권 매각은 매매대금의 5~10%를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주주총회 전후에 납부한다. 주총을 통해 경영진을 선임해야 온전히 회사를 장악할수 있어서다. 회사를 인수한 한 씨가 비교적 비싼 가격에, 그것도 단 한 차례에 매매대금 전액을 납부해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짚어봐야 하는 대목이다.

또 경영권 매각계약 체결 이전에 주가가 이미 급등, 사전 정보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우경철강 주가가 별다른 이유 없이 급등하자 지난달 23일 그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회사는 사흘 후인 26일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일부 증권사 소수계좌를 통해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우경철강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