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유럽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반등 하루 만에 약보합에 그치면서 우선주들이 활개쳤다. 우선주 강세는 기업 펀더멘털(내재가치)보다는 수급에 의한 반짝 상승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7개 종목 중 골든나래리츠,청호전자통신을 제외한 15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동부하이텍우선주는 980주만 거래된 채 상한가로 치솟았고,동양철관우 쌍용양회3우B 아트원제지우 등도 1만주 미만 거래량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우선주뿐 아니라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이날 상승 종목 수는 430개로 하락 종목 수(387개)보다 많았다.

김성주 대우증권 리서치코디네이팅 팀장은 "우선주 강세는 상승 막바지 국면이나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기업가치를 반영한 주가 흐름이라기보다는 투기성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우선주 강세에서 보듯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에 대한 불안한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무엇보다 유럽연합(EU)이 사상 최대인 7500억유로(약 112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기금을 조성했다는 소식에 유럽과 미국 증시가 후끈 달아올랐지만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의 반응이 무덤덤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6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긴 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220억원대에 그쳤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이 그동안 미 증시에 연동된 매매 패턴을 보였던 것을 감안할 때 순매수 규모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도 "EU 대책에 대해 유럽 증시나 채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았지만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반응은 미약했다"며 "이번 조치가 '모르핀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