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2009년.지난 한해 주택시장은 한마디로 신규분양의 강세로 요약할 수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한 4월부터 불기 시작한 신규분양 열기는 인천 청라지구를 시작으로 송도지구,서울 시내 재건축 · 재개발 신규 공급으로 이어졌고 각 현장마다 뜨거운 청약열기를 나타냈다. 정부가 적극 시행한 '양도세 감면 제도','분양권 전매금지 완화' 등의 주택시장 부양조치가 약발을 받으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몰려들었기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존 주택들의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세밑까지 쉬지않고 쏟아지는 분양물량

뜨거웠던 2009년 신규분양시장에서 이렇다할 '수확'을 못 거뒀더라도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2009년 마지막주까지 분양물량은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분양지역도 인기를 끌었던 경기도 광교신도시와 인천 송도지구,청라지구 등 유망지역들에서 골고루 나온다. 인기는 물론 지역 분포도 다양해 주택 수요자들은 더욱 행복하다.

서울 강북권이나 경기 북부권의 실수요자라면 서울 은평뉴타운과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나오는 신규 분양 단지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은평뉴타운의 분양물량은 2003채에 육박해 청약가점이나 납입횟수가 적은 수요자들도 도전해볼만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남부권에 거주하거나 강남접근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수요자라면 광교신도시와 수원 아이파크시티의 분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파크시티는 2024채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광교신도시에서도 2개 단지 773채가 분양된다. 서울 서부권에 거주하며 내집 마련을 노리는 실수요자라면 한강신도시를 주목할만하다. 7000여채에 이르는 아파트가 올해가 가기 전에 분양될 예정인데 이번에 분양되는 아파트 중 가장 낮은 분양가를 자랑한다. 신규분양 호조에 불을 지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도 분양물량이 쏟아진다. 송도지구에서 3개 단지 2533채,청라지구에서는 2개 단지 1356채가 분양된다. 끝까지 분양에 성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다.

◆미분양도 좋은 곳 많아 챙겨볼만

전통적인 분양 비수기인 겨울에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이유는 역시 내년 2월11일로 종료되는 양도세 감면 혜택 때문이다. 올해 내로 아파트를 분양 받을 경우 지역에 따라 양도세를 전액 면제 받을 수도 있어 신규분양에 몰리는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을 건설사들 역시 분양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르면 내년 3월 임시국회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사이에 집 장만을 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장만해 시세차익에 따른 세금은 더 적게 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효과는 신규분양 아파트 뿐 아니라 미분양 아파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분양물량이 워낙 많았던만큼 지역에 따라 수도권 내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 있는데 취사선택을 잘할 경우 신규로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원하는 동 · 호수를 분양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만큼 인기지역에 당첨될 가능성이 낮은 청약자라면 미분양 아파트들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기존주택 시장도 주목

신규분양 열기와 비교할 때 기존주택 시장은 여전히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라면 조금씩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올 9월 이후 집값이 계속 떨어진 끝에 지역에 따라서는 급매물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입주 물량이 집중됐던 경기도 광명 등지에서는 새 아파트의 매매가도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평소에 관심 있는 지역의 거래 동향을 끊임없이 체크하며 시세보다 10~15% 싼 급매물이 나오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